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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논문 쓰는 임산부

존재감을 느끼는 모순

by 나린 Mar 18. 2025

연구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이들 접해 보는 논문! 논문에도 종류별로 나뉘지만 내가 일반적으로 접하게 되는 해외학술지에 등재된 research paper는 여러 연구자들이 몇 년에 걸쳐 연구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새로운 과학적 발견에 대해 기술한다.

지난 3년 동안 나의 메인 프로젝트였던 연구를 마무리하기 위해 데이터 편집과 논문 초고를 작성하였고, 보완해야 할 실험들을 추가로 진행하고 있었다. 그동안 열심히 했는데 부족한 느낌도 들고 이제 마무리까지 얼마 남지 않았단 생각에 조급함도 들고.. 여러모로 복잡한 감정 속에  가장 크게 자리 잡은 생각은 '나 내가 하는 일 좋아하나?' 성취감과 함께 살아있음을 느꼈단 것이다.

사실 나와 맞지 않은 조직분위기로 인해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더 이상 노력을 하는 게 허무하기도 하고, 흥미도 감해진 시기였는데 임신을 하고 앞으로 출산, 휴직 등의 정으로 인가 그동안 달려온 길을 잠시 멈추고, 내려놓아야 한다는 막연한 불안감이 그동안 내가 노력하며 살아온 인생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고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한 나의 애착도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되었던 것 같다.

지금의 나는 출산 후의 나의 삶은 어떻게 흘러갈까, 지금처럼 일에 몰두하기 어렵진 않을까, 내가 '나'를 마주하고 돌볼 수 있는 시간은 있을까 등등 오만가지 걱정이 나를 감싸고 있었다. 너무 과한 생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원래 걱정이 걱정을 낳는 스타일인 나로서는 어쩔 수 없는 생각들이다.

이런 생각을 할 때마다 임신을 후회하는 것처럼 뱃속의 아기가 느낄까 봐 죄책감이 든다. 너무 큰 축복이고 행복인데, 걱정 많은 엄마라 미안한 마음...

새로운 행복이 다가오는 거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나의 상황을 잘 받아여 아기도 행복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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