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함에 적응하자
오늘은 하루 2시간 단축근무를 할 수 있는 모성보호시간을 사용하는 첫날이다.
나는 다른 지역으로 SRT를 타고 출퇴근을 하기 때문에 기차시간에 맞추다 보니 오전에 2시간을 사용하여 늦은 출근을 하는 게 나은 것 같아 오전 11시 출근으로 신청을 하였다. 늦은 출근을 선택한 또 한 가지 이유는 우리 부서는 회의시간이 대부분 오후 4시이기 때문에 오전에 사용하는 게 여러모로 나아 보였다.
그렇게 눈치 보며 시작된 나의 모성보호시간!
평상시 나의 출근 루틴은 아침에는 남편이 기차역까지 15분 걸리는 거리를 태워주고 기차를 타고 내려서 회사 셔틀버스를 타고 회사에 도착하는 것이었는데, 이제 시간이 바뀌었기 때문에 기차역까지도 버스를 타야 하고 기차 타고 내려서도 버스를 타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버스 출도착시간, 기차시간 모든 게 맞아떨어져야 제시간에 출근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늦으면 돈이 나가더라도 택시를 타야지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편하려고 신청한 모성보호시간이 이렇게 압박감이 있을 일인가 싶지만 그래도 회사에서 있는 시간이 줄어들었단 거에 위안을 얻으며 출근했다.
출근 시간대에서 좀 벗어난 시간대라 그런지 마주치는 사람들도 여유가 있는 분위기이지만 아직 출근을 잘할 수 있을지 걱정하는 나는 여유로움에 어우러지지 못했다. 얼마간의 적응이 끝나면 마음의 여유가 생기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래도 사무실 문을 들어설 땐 불편하고 눈치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만...
이 불편한 감정에 적응하리라.. 대중교통을 여러 번 갈아타면서 느끼는 건 임산부 배지를 달아도 사람들은 관심 없고 자리도 비켜주지 않는다는 것..! 임산부좌석인데도 남녀노소 구분 없이 앉아있는 것을 보며, 임신을 하기 전에는 잘 보이지 않았던 부분인데 생각보다 더 배려하지 않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앉아있는 사람보고 '저 임산부인데 자리 양보해 주실 수 있을까요?'라고 말하기도 난감하고.. 지하철은 그래도 임산부좌석이 비어있을 때가 있는데 버스는 절대 없다. 이런 모습을 보며 과거의 내 모습도 생각하게 되고, 미래에 나는 배려를 생활화해야겠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게 이런저런 일들을 겪고 무사히 출근한 오늘 하루 잘 보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