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킷 15 댓글 1 공유 작가의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임산부 회식하기

기분만 나쁜 회식

by 나린 Jan 04. 2025

우리 부서는 부서원이 10명도 안 되는 부서이지만 단합 또한 기가 막히게 안 되는 곳으로 분위기가 똥망인 부서이다. 런 부서에서 형식적으로 회식을 하게 되면 부서원 일정 따위 상관없이 날짜와 식당을 통보하고 부서 내 행사가 업무분장에 있는 담당자는 식당을 예약하면 된다. 아! 식당이 통보되는 건 윗사람 중 누가 특정 식당을 가고 싶을 때 통보고, 아니면 알아서 찾아서 여러 식당 리스트 가져오라고 해서 윗사람 승인 떨어지면 예약을 진행하는 시스템이다. 이런 부서니 단합이 안되지..  지난번 저녁 회식이 있는 날에는  주 전부터 건강검진(연말이라 진짜 어렵게 예약한 건강검진)을 예약한 날로 회식통보가 돼서 부서장한테 부득이하게 어려울 것 같다고 말하니 제일 처음 하는 소리가 '끝나고 와' 오만정 다 떨어지게... 갑질에 대한 겁이 있는 공무원 부서장은 항상 뒤에 가면을 쓴 말을 덧붙인다. '농담이고, 뭐 어쩔 수 없지'라는 식의...

앞에 말이 더 진심 같아 항상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지만, 그러니까 누가 일정 조율도 없이 마음대로 통보하라 했나? 부서원 몇 명 된다고 일정 조율도 안 하고 통보라니.. 이 시대에 참 어울리는 회사문화다!

아무튼 그 후 또 정해진 점심회식은 당연히 일자와 식당이 정해졌고, 지난번 참석 못했고 이번엔 점심회식이니까 기꺼이 기분 좋게 참석해야지 생각하고.. 점심식사를 하는데, 그냥 각자 밥 먹고 끝.. 이럴 거면 회식 왜 하는 걸까? 각자 먹는 게 마음은 편하지만 화기애애한 분위기의 부서가 부러워지는 건 어쩔 수 없는 듯하다. 가족처럼 화기애애하자는 것보단 사회생활하 듯 대해도 좀 더 친화적인 분위기면 좋을 텐데...

이번에 식당 정할 때도 우리 부서 빌런은 (능력은 없는데 정치질을 잘해서 입김이 셈, 정치질도 능력이긴 하지만) 부서장한테 붙어서 얘기하면서 횟집을 선택하려 함.. 들려서 들은 거지만, 임산부 있는 거 모르나? 진짜 하나부터 열까지 다 마음에 안 들어서 말하기도 입 아프다.

그냥 기분만 나빠지는 이런 회식은 뭐 하러 하는 겁니까...?

작가의 이전글 임산부가 PPT 발표하기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