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한 지 한 달도 안돼서 퇴사를 했습니다. 창피하긴 하지만 당당히 말해요. 잘못한 건 없잖아요~ 혹시 반찬으로 자주 먹는 무말랭이 아시나요? 제가 기가 빨려서 그 무말랭이처럼 되었습니다. 입사해서 처음 맡은 업무는 치약 상품 런칭이였습니다. 상품을 오픈하기 앞서 필요한 카피라이트, 이미지, 디자인 등을 맡아서 기획해야 했어요. 우선 저는 디자이너예요. 기획 업무도 원해서 입사한 건 맞지만 오자마자 치약 런칭이라 부담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주어진 시간 또한 저에게는 짧게 느껴졌죠.. 함께하는 동료들에게 도움을 청할까도 했지만 다 바쁘다 보니 눈치가 보였어요. 결국 말을 삼키고 혼자 끙끙 앓아가며 야근과 주말근무를 했습니다. 치약을 모르는 상태에서 하려니 아무것도 안 나오는 게 당연했습니다. 성분 공부를 하며 특징을 파악했고, 성분 공부가 끝났으면 이제 공감할 수 있는 카피들을 뽑아내야 하는데 이게 쉬운 게 아니였습니다.
계속되는 컨펌 속에서 계속해서 쏟아지는 모진 말들은 제가 견뎌야 하는 과제였습니다. 이런 반복으로 제 기는 점점 빠져나갔고 앞으로 나아갈 수 없게 되는 상황이 왔습니다. 특히 동료들에게 피해를 주는 거 같아 큰 스트레스였고, 그게 더 저를 작게 만들었습니다. 무말랭이로 재직하는 건 아니라 생각 들어 바로 말씀드렸어요. '여기와 맞는 사람을 뽑는 게 좋겠습니다.'라고요. 저는 여기와 안 맞았던 거뿐이다라고 생각합니다. 분명 나도 '일 잘한다'라는 말을 들으며 인정받은 적이 있었다고 대뇌이면서 말이죠. 이런 일과 이런 회사도 경험했으니 다음 회사 갈 때 분명 많은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치약에 대한 지식이 생겨서 이제는 성분 보고 구매하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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