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예전 직장에서 같이 일했었던 기획팀 팀장님한테 연락이 왔습니다. 너무 감사하게도 입사 제안 연락이었어요. 그렇지만 솔직하게 말씀드렸어요. "저랑 디자인 안 맞는 거 같아요."라고요. 지인 추천 입사는 더 신중해야 된다고도 생각했고요. 제가 팀장님 얼굴에 먹칠하면 안 되잖아요.^^ 게다가 디자인 안 맞다고, 못하겠다고까지 굳어진 마음인지라 쉽사리 입사를 하고싶다는 말이 안 나왔습니다.
제 속마음을 들은 팀장님은 많이 놀라셨고, 동시에 아쉬워하셨어요. 그리고 '우선 일하든 안 하든 얼굴이나 한번 보자.'는 말씀에 저는 바로 찾아뵈었습니다. 제가 존경스럽게 보기도 했어서 가끔 더 생각이 났던 분 중 한 분이셨어요. 만나자마자 저는 하이톤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팀장니임!" 라고 소리치며 말이죠. 이럴 때는 혼자 있는 게 좋다는 말이 거짓말인 거 같네요.
9시까지 팀장님과 저는 꽉 채운 깊은 대화를 나눴습니다. 제가 디자인을 왜 놔버렸는지, 왜 한 우물만을 못 파는지요. 많은 얘기라 오갔지만 팀장님은 지극히 현실적이었고, 저는 저만의 세계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한 우물을 파야지, 그건 취미로 하면 되잖아. 지금까지 쌓았던 경력 놔두고 뭐 하는 거야."인데요. 기억에 남는 이유는 부정을 할 수가 없더라고요. 어느 정도 맞는 말씀이니까요. 그리고 저 스스로도 플랜 B가 정확히 없기도 했습니다.
플랜 B를 찾는 중인데 쉽지는 않습니다. 당연히 쉽지 않은 게 당연하겠죠? 그래도 계속 찾으려고 노력은 할 거예요. 즐겁게 행복하게 먹고살고 싶거든요. 저는 그래야 오래 할 수 있는 사람이니까요. 우선은 입사 제안은 보류하기로 하고, 제 앞으로의 계획을 듣고 싶어 하셔서 이 기회로 머릿속에 있던 거를 모조리 꺼내서 정리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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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script. 오늘 오전 팀장님에게 받은 카카오톡 메시지예요. ^^; 모두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