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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뚜기 Feb 17. 2021

입사하지 않겠습니다.


나는 팀장님의 입사 제안을 거절하기로 했다. 다시 같이 일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으나 좋게 봐주셨던 그때의 내 마음가짐과 지금의 마음가짐에는 많은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때는 '이 길 밖에 없다.' 였다면 지금은 '그 길 만 있는 게 아니잖아.'라고 생각한다. 디자이너로서 간절함, 절실함이 없어졌다. 이럴 때 입사를 하면 픽하면 퇴사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이 좋은 인연은 상사와 후임보다는 직장 밖으로 이어 나아가기로 했다.

인생 선배, 후배처럼.

내가 이런 결정을 내리는 데 까지는 수많은 고민과 경험이 필요했다.

괴로움 끝에 퇴사해도 미련이 남아 또다시 입사해서 일했으니까.

몇 번이고 현실과 마주했다.

나에게는 견뎌내야 할 인내와 엄청난 아량이 필요하다는 걸 알았다.

미련은 이제 고갈되어버렸다. 그리고 이 입사 제안을 기회로 내 머릿속 정리를 하게 되었다.

'난 뭘 못하지?' '나는 뭘 잘하지?' '나는 뭘 하고 싶은 걸까?'

못하는 거 제외하고 잘하는 것, 하고 싶은 것에서 공통점을 찾아냈다. 약한 부분보다 '나'의 강한 부분을 발전시키고자 그랬다. 그래야 오래 할 수 있으니까.

결론적으로 내 기준에서 표현하는 것, 표현되는 것이 나는 너무 좋다. 그로 인한 여러 관심은 나의 비타민이다. 그게 지금 이 글과 그림이다. 난 아무래도 관종인 거 같다. 조심스러운, 소심한 관종

며칠을 고민했습니다. 너무 오래 고민해도 안 되는 상황이라 이번 설 연휴 동안 휴식을 취하며 생각정리를 했어요. 결국 입사는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입사를 하게 되면 분명 많은 난관들은 감내해야 합니다. 그 난관들, 이제는 헤쳐나갈 의욕이 저에게는 없습니다. 디자이너로서의 마음이 이미 많이 떠있는 상태라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생각합니다. 코로나에 이게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인가 싶으신 분들도 계셨습니다. 특히 저희 가족이요. 걱정돼서 그러시겠지만 이 부분은 제가 앉고 가야 할 수밖에 없는 거 같습니다. 지금보다 더 제가 행복한 모습을 보여드리면 분명 인정해주실 거라 생각해요.


정리를 하면서 '나'의 장, 단점을 알게 되었고 그대로 저를 인정하기로 했습니다.

사회생활하면서 표정관리 무시 못하죠, 아니 중요합니다. 그런데 저는 표정관리가 참 어렵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좋을 때도, 힘들 때도 있죠. 그런데 저는 그대로 기분이 표정에서 다 드러납니다. 그래서 인간관계에도 영향을 미쳤고, 이어서 조직생활을 못한다는 말도 종종 들었습니다. 이 상황을 이겨내야 하지만 제 멘탈은 산산조각 나서 퇴근 후에는 그렇게 많이 울었습니다. 직장을 다니는 동안 이 악순환의 반복이었어요. 반대로 감정에 민감한 만큼 꼼꼼하고 섬세합니다. 그래서 무언가를 관리하고, 정리하는걸 너무 좋아해요. 소름인 게 디자이너 당시에도 디자인 작업보다는 완성된 그래픽 에셋의 가이드 만드는 작업이 제일 재밌었고, 서로의 만족도도 높았습니다. 그동안 티를 안 냈지만(아닌가.. 티 났나요?) 저는 무언가를 관리하는걸 참 즐기는 거 같아요. 이제 뚜기의 약점과 강점을 알았으니 여기에 맞게 경험을 해보려 합니다.


여러분도 '나'에 대해 부족한 것, 잘하는 것, 하고 싶은 것 끄적끄적 한번 써보세요! 나름 재밌기도, 나를 되돌아보게 되기도 합니다. 직장인은 위대하다! 모두 파이팅입니다.


소통 공간 : ddugi_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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