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간의 결혼생활을 정리하면서 손톱의 거스러미 처럼 거리적 거리는 것을 아니겠지 하면서 넘겼던 것들이 결국 생각해 보면 모두 문제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것들이 모두 그 사람을 나타내는 행동이었는데 나는 왜 그런 것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넘겼을까.
첫아이를 임신했을 때, 남편은 처음에만 산부인과를 같이 가주었고 그 후에는 나 혼자 다녔는데 막상 산부인과에 검진하러 같이 온 부부들을 보면서 부러우면서도 남편한테 이야기하지는 못했다. 내가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같이 가주기를 바랐는데 남편은 전혀 그런 것들을 몰랐던 것 같다. 그래서 임신기간 내내 배에 튼살크림은커녕 다리 한번 주물러준 적이 없다. 지금 남동생부부를 보면 특별한 일 없으면 남동생이 검진을 같이 가주고 다리를 주물러 주는지 모르겠지만 남동생 성격이면 아마도 해줄 것이라 생각한다. 드라마에서 보던 임산부가 누릴 수 있는 그런 극진한 대우를 나는 받아본 적이 없다.
결혼하고 얼마 안 되어서 처가살이를 할 때 남편이 내가 빨래를 해놓지 않아서 자신의 속옷이 없다며 속옷을 집어던진 적이 있다. 나는 이 상황을 정말 적지 않게 놀랬는데 누군가가 나에게 화를 내며 물건을 던지는 것을 겪어본 적이 없었다. 심지어 남도 아닌 가족이 말이다. 나도 그때는 똑같이 회사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빨래라 함은 결국 시간이 더 있는 사람이 하면 될 것을 나도 바쁜데 본인의 속옷이 없다면서 화를 내는 그 사람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 행동에서 그의 폭력성을 캣치 했었어야 했는데, 나는 또 아무렇지도 않게 화가 나서는 그를 끊어지는 게 아니라 마트에서 남성용 팬티를 다음날 사가지고 들어왔다. 지나서야 생각하니 왜 그런 행동들을 덮어버렸을까 싶다.
처가살이를 하다가 말도 안 되는 이유로 가출을 하여 별거중일 때 남편은 나를 너네 아빠의 끄나풀이라면서 전화 폭언으로 너네 집이라는 편 가르기를 이유로 나를 괴롭혔었는데, 그때 나는 그 사람을 이해를 도저히 할 수가 없어서 그냥 포기하고 그런 사람이라고 치부해 버리기로 했었던 것 같다.
그 시기에 남편이 전화를 했었는데 이번에 이혼을 준비하며 그 통화녹음 내용을 다시 듣게 되었는데, 들으면서 내가 왜 그렇게 남편의 쩝쩝대면서 먹는 소리가 듣기가 거슬렸는지 알 수가 있었다.
남편은 음식을 먹을 때 유독 쩝쩝대면서 먹는 버릇이 있는데 그 통화도 뭔가를 먹으면서 쩝쩝대는 소리로 시작이 되었다
"야! 너는 정신이 있냐? 쩝쩝쩝... 근데 그걸 왜 네가 가져가냐?"
시기는 연휴 전이었나 후였다 남편은 가출해서 시댁에 머무르며 나를 계속 괴롭혔는데 아이를 가지고 유세를 떠느냐며 전화로 폭언을 지껄이기가 일쑤였다. 그 말에 나는 내가 왜 애 가지고 유세냐고 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애 가지고 유세 떨어도 된다. 애들을 버리고 가출을 해버린 그 앞에서 애 가지고 유세 떨면 왜 안 되겠냐. 당연한 거지. 하지만 그때 나는 그 말에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어린아이둘을 데리고 시댁에 갔다. 갔다 오는 길에 어머님이 부모님 가져다 드리라고 트렁크에 과일을 넣어주셨는데 그게 남편에게 화근이 되었던 것 같다.
남편의 말에
"어머님이 넣어주셨는데 그럼 다시 돌려줘?"라고 대답을 했다.
남편의 그러는 행동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러자 쩝쩝이면서 먹다 말고 젓가락을 던졌는지 뭔가 던지는 소리와 함께 다짜고짜 폭언이 돌아왔다.
"야! 씨발년아 네가 그걸 왜 받아 네가 제정신이냐???"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남편의 그 쩝쩝대는 소리가 귀에 거슬리기 시작한 건.. 그런 거슬리는 행동들이 어쩌면 그 사람을 제일 잘 볼 수 있는 어떤 계기가 되었을 수 있었는데 때는 몰랐던 것 같다.
어쩌면 아이가 너무 어리고 이 결혼을 그만둘 수 있는 용기가 나에게는 없었던 것 같다. 무엇보다 제일 그때 나는 30년을 넘게 살면서 이런 부류(나르시시스트)의 사람을 겪어본 적이 없어 내가 잘하면 괜찮을 꺼다 라고 가스라이팅을 당해왔을수도 있다. 이러부류는 결국 내 자신을 갂아먹고 결국 잘라내야겠다고 생각을 못한 것 같다.
어쩌면 그동안 나도 나이를 더 먹고 사회를 겪고 사람을 더 겪어봐서 이 사람과 겪을 만큼 겪고 끝까지 간 상황에서 정리를 하니, 그런 모습들이 다 연관이 있다고 생각을 하는 것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만약에 누군가가 결혼을 앞두고 상대가 약간 거슬리는 모습이 있다면 그걸 계기로 그 사람에 대해 좀 더 깊이 있게 생각해 보길 조언해주고 싶다. 그 사람의 행동과 말투 말들이 결국 그 사람이 어떤사람인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에 대한 결과물일것이기 때문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