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두방에는 제주도 돌담길이 있다.
언제부터였을까?
집주위로 쌓아둔 돌들이 가지런히 놓여 곱기도 하다 원래는 저마다 삐죽삐죽 개성을 뽐냈을 텐데, 누군가의 손길이 그 결을 하나하나 맞추어 이어가니 긴 돌담길을 이루었다. 거뭇거뭇 세월의 흔적만큼 낡은 돌들 위로 지친 담쟁이덩굴이 나른한 햇살을 쬐며 쉬고 있다. 곧 다가올 봄을 기다리고 있는 듯하다.
제주의 거친 파도와 바람의 세월대신, 이곳에서는 미타산의 대문바위와 병풍바위, 기둥바위와 별바위를 돌아 돌아 내려온 부드러운 바람이 돌담길을 스친다. 그 바람은 옹달샘에서 잠시 머물러 목을 축이기도 한다.
나는 넓은 마당을 바라보며 집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반쯤 열린 대문으로 보이는 너른 마당이 사람 좋아하는 주인의 마음을 닮았다.
얼마쯤 지났을까?
마침 골목어귀에서 마실 갔다 돌아오는 집주인이 뒷짐을 지고 여유롭게 걸어오고 있다. 손 흔드는 나를 반기는 그녀의 미소는 골목 돌담길을 따라 열어 둔 대문을 지나 주인 마음같이 넓은 마당까지 퍼진다.
우리 동네 두방마을에는 600살 넘긴 은행나무를 지나면 어머니 미소 같이 포근한 돌담길이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