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탈 바사삭 Day

내 마음도 바사삭

by 수다쟁이

나는 아직도 멀었다.

상처받을 만큼 기대를 하지 않는다고 믿고 있었는데 타인은 정말 상상이상 상상이하의 행동들로 나를 놀라게 하고는 한다.


이상하게 툴툴 거리는 혈육을 피해 주변인에게 전화를 했다. 무슨 일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나에게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모르겠고 나름 큰 가족행사를 앞두고 대화가 되지 않는 것에 불만을 토로했더니 튀어나온 그녀의 본심이 있었다.


서운하단다. 기분이 나빴다고 한다. 내가 시짜짓을 했다고 기분이 나빴고 오빠도 그에 따라 화가 났을 거라는 것이 그녀의 의견이었다.


사건의 개요는 이렇다.

나는 친하게 지내는 지인 A 씨가 있다. 사회에서 만났음에도 10년 이상의 우정을 쌓은 그녀는 나를 통해 우리 집 사람들과도 왕래할 정도 친하다. 그래서 나와 오빠네 부부 그리고 A 씨가 함께 식사를 한 적이 있었다.

A 씨는 최근 남편에게 30주년 선물로 고가의 시계를 선물 받았는데 나는 그녀가 그런 고가의 시계를 선물 받았음+이때까지의 노고를 인정받은 히스토리를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정말 예전으로 치면 효부상을 받을 만큼 가족들에게 잘하고 일정 부분 많은 희생을 한 사람이다.


그렇기에 남편분이 감사 표현을 한 것에 대해 A 씨와 그 측근이 나까지 덩달아 감동을 하고 있는 상태였던 것이었다.


이런 맥락을 모르는 상태에서 까르띠에 시계이야기만 듣고 언니가 옆의 오빠에게 나도 내년에 10주년인데 까르띠에 받는 건가?라고 이야기를 한 타이밍에 나는 A 씨의 30주년의 노고를 칭찬하고 싶은 나머지 그녀에게 "언니! A 씨는 시댁에 진짜 잘해요!"라고 해버린 것이다. (사실 오빠의 부담을 덜어주고 싶은 얄팍한 속내도 일정 부분 있었는데 그건 믿을지 모르겠다. 왜냐면 나는 그러려고 한건 아닌데 오빠에게 부담을 줬나? 싶은 구석도 있어서 재빨리 두둔 비슷한 말을 한 것이다.)


내가 잘했다는 것은 아니다 그 말을 뱉고 나서는 바로 아차 싶어서.

오히려 내가 펄쩍 뛰면서 "A 씨를 칭찬하고 싶었던 거지 절대 언니의 기분을 상하게 하려는 게 아니었다고 미안하다고 나는 거듭 사과를 했다." 그리고 주변인들도 그런 내 모습을 보며 시누이짓을 한다며 낄낄 놀려대며 넘긴 것이다.


그러고 나서 두 달가량 지난 오늘 나는 그녀에게 저 날의 사건을 파묘당한 것이다.

다시 한번 기분이 나빴다면 미안하다고 사과하며 절대 그런 의도가 없었다고 거듭 설명했다. 그녀는 나에게 그러거나 말거나 자긴 기분이 나빴다며 본인이 시계 사달라고 한건 농담이었다면서 본인의 기분 상해를 이야기하는데 끝이 나지 않았다.


내가 만약에 시누이로서 할 말이 있었으면 직접 이야기했지 그런 식으로 비꼬지 않았을 거고 나는 그런 사람도 아니며, 이전으로도 앞으로도 나는 당신을 해칠 생각이 없는데 혹시 추후에라도 기분 나쁜 일이 생긴다면 말을 좀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의사를 전달했다.


본인말로, 본인은 이런 껄끄러운 대화를 하기도 싫고 보통 이런 일이 있으면 덮고 넘어가려는 사람인데 티가 난 모양이다.라는 말을 하더라 그러면서 그녀는 사투리가 가득 들어간 내 억양을 문제점으로 짚어내며 왜 본인에게 화를 내냐고 되물었다.


나는 화를 낸 게 아니고 그런 의도가 없었다는 이야기를 하는 거 아니냐고 대답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내게 지나가는 사람을 잡고 물어보라고 했다. 네가 잘못한 것이라고.


그래 내가 잘했다는 것은 아니다. 나도 아차 했던 일이고 그래서 그 자리에서 수습을 시도했던 일이었다. 그리고 그런 일이 있어서 기분이 나빴다면 가족이라면 진작에 대화를 했어야 하거나 아니면 진짜로 묻어두었을 일이었다. 그들은 나도 모르는 시간 동안 계속 나에게 시위를 해온 모양이었다.

이번에 있을 가족행사가 아니면 앞으로도 평생 몰랐을 수도 있겠다.(차라리 그랬더라면)


구구절절 설명하면 구차하고 더러워서 내가 말을 안 하겠는데 저 날 나는 나와 얼마 차이 나지 않는 생일인 그녀를 위해 선물도 사주고 이래저래 마음도 썼던 날이었다.


솔직히 당황스럽고 이럴일인가 싶다.


불행하게도 나는 이제 저 가족을 예전처럼 사랑할 수 없을 거 같다. 솔직히 나라고는 왜 기분 상할일이 없었겠는가 그럼에도 가족이니까 그래도 형제니까 라는 마음으로 지내온 세월이었다. 그 과정 중에서 그들은 원래 이런 사람이니까 내가 타인에게 많이 바래서는 안 된다고 거듭 잠재워 온 숨은 말들이 여럿이다.


여기 대나무 숲에서도 내 잘못은 적어도 그들의 잘못을 차마 적지 못하는 것은 내 마지막 애정일지도 모르겠다. 기대하지 않고 상처 안 받기로 마음먹은 사이인데도 아직까지 이렇게 상처받는 것도 신기하다.

나는 아직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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