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하나 빼고는 다 마음에 드네요

저는 님이 마음에 드는 게 하나도 없..

by 수다쟁이

험담을 쓰고 싶은 건 아니지만

여기는 브런치이고 나만의 대나무 숲이니까 재미있는 일이 있을 때마다 기록 차원 차 남기는 글임을 미리 밝힌다.


처음 결정사에 가면 정형화된 질문지를 주는데, 거기엔 선호하는 나이 직업등을 체크할 수 있다.

선호하는 직업을 체크하라는 게 나는 참 이상하게 느껴졌다.


사람이 좋아서 만나는 거지 직업이 중요한가? 아무튼 나는 매니저의 질문에 쉽게 답할 수 없는 구간이 몇 개 있었는데 그래도 확실히 이야기할 수 있었는 건 특정 종교인은 제외하고 소개해달라는 이야기였다.


그러는 중 어제는 매니저로부터 전화를 한통 받았는데, (지금부터 A 씨라고 칭하겠다.)

A 씨가 나의 프로필을 보고 너무 마음에 들어 한다고 다~~ 좋은데 종교하나 딱 걸린다며 대화의 포문을 열었다. (참고로 나는 야매 불교인)


"어.. 저는 특정 종교는 싫은데요."


"그러지~마시고 좀 들어주세요. A 씨와 어머님이 00님이 너무 마음에 드신대요."


어머님? 어떤 전달 과정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이 타이밍에 엄마의 의견이 반영되다니 굉장히 쇼킹했다. 와.. 진짜 싫어


"일요일에 교회 안 가셔도 된대요! A 씨의 아버님이 의사시구요."


매니저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차갑게 떨어지는 내 기분을 느꼈는지 그녀는 연달아 말을 이어갔다.

자세히 적지 않겠지만 A 씨의 어머님의 추천 멘트를 그대로 읊는듯한 매니저의 말에는 심지어 본인 아들의 순결함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오, 마이 갓이다 진짜.


"저는 그래도 A씨네의 부탁으로 어필은 한번 해봤습니다!"라며 마무리하는 그녀의 멘트를 통해 매니저님도 제법 고생이겠구나고 애련이 느껴졌다.


나는 그와의 만남을 거절했다.

죄송하지만 신붓감은 어머님의 네트워크로 같은 종교인에서 찾는 게 어떠실지..

그리고 어머님으로부터 졸업을 좀 해보심이 어떠신지..

아무쪼록 행운을 빕니다.


마마보이.png


작가의 이전글우울해서 먹은 떡볶이가 맛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