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다 같이 좀 대충 삽시다

왜 그렇게 열심히 사나요 좀!

by 수다쟁이

나는 참 모순이 많은 인간이다.


열심히 살기 싫은데 잘 살고 싶다.

게으르고 싶은데 게으른 사람을 보면 좀 한심하단 생각도 든다.

엄청 열심히 사는 사람을 보면 존경스러우면서도 저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뭘까 의문을 갖게 된다.


가만히 있으면 지겹고 움직이면 너무 힘들고 지친다.


아는 지인의 지인이, 임용에 통과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녀는 이제 세 살쯤 되는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이다.

도대체 공부할 시간이 언제 있었대?라는 우리의 질문에 퇴근하고 남편이 아이를 재우면 3시간씩 공부를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니.. 3시간 공부해서 되는 거냐고. 얼마나 간절했으면 얼마나 집중했으면 그 성취를 이루었을지 모르겠다.


그녀의 성공에 경이로움과 경악스러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무엇이 그녀를 이렇게까지 움직일 수 있게 된 걸까? 무엇이 그녀의 원동력이었을까?

이 원동력이 없음을 내가 나 스스로를 탓해야 할까?


그냥 오늘 먹은 돼지국밥이 너무 맛있어서 좋았고 돈 걱정은 안 하면서 그냥 이렇게 살다가 너무 심심하면 뭔가를 하는 그런 나태한 삶을 살고 싶다는 말 그대로 편협하고 나태한 생각만이 머릿속을 가득 채운다. 나는 누군가의 귀감이 되기에는 아직 어른이 아닌 거 같다.


투자는 하기 싫고 성과는 얻고 싶은 나의 얄팍한 마음을 들켜서 지인의 성공 소식에 죄책감을 느끼며 낑낑거리는 저녁이다.

얼마 전에 유튜브 알고리즘에서 한 프랑스어학과 교수님이 그러더라. "나의 실패는 남 탓이라고. 내가 책을 냈는데 그 책이 안된 건 한강이 노벨문학상을 탔기 때문이라고." 그는 자신 있게 말했다. "나는 실패했기 때문에 이렇게 말할 수 있다. 내가 무언가 이루고 이런 말을 했으면 기만이었겠지만 나는 진짜로 망했다!" 하지만 그는 고군분투했다. 아버지의 나도 자식 유학 보낼 거야 라는 마음으로 오른 유학에서 10년 생존했고 공부에 관심이 1도 없었다고 했지만 서울 4년제 대학을 들어갔고 언어도 처음 배우는 프랑스에서 박사학위를 따 대한민국에 돌아왔다. 그리고 자신 있게 외친다. "내가 망한 건 남 탓이야!" 그렇게 후회 없이 외칠 수 있는 그가 참 본새 났다.


나도 후회하지 않는 삶을 모토로 하고 있는데 어느 날부터 열정을 잃은 거 같다. 살만해진 건지 더 잘 살고 싶은 욕심이 없어진 건지 모르겠는데 후자에 가깝지 않나 싶다.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자꾸 날 죄책감에 들게 하고 마음이 불편하게 하니 전 지구인에게 제안하고 싶다.


우리 다 같이 좀 대충 삽시다!


근데 또 본새 나게 살고 싶어 나 ㅋㅋㅋㅋ

다들 좋은 거 있음 좀 같이 열심히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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