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뚜벅이는 윤슬 Sep 25. 2020

편견을 부수는 사람들과의 대화를 즐깁니다

책 속의 한 문장에서 시작된 편견에 대한 단상

뭔가에 푹 빠져있는 사람들, 편견을 부수는 사람들과의 대화를 즐깁니다


며칠 전 구입한 책 '퇴사는 여행'의 작가 소개에 적힌 문구를 보고 0.3초 만에 반했다. 세차게 고개를 끄덕거릴 수 있을 만큼 공감이 가는 문구였다. 내가 그런 사람이기에. 특히 편견을 부수는 사람들과의 대화를 즐긴다는 말은 요즘 내가 가장 갈망하는 것 중 하나이기에 단숨에 문구가 외워졌다. 


어릴 적부터 무엇 하나에 꽂히면 끝장을 봐야 했다. 선물 받은 미키마우스 인형을 항상 들고 다니고 행여나 없어지면 잠도 안 자고 울고 불고 난리가 나던 어린이 시절이 시작이었을까. 그 어린이는 학생이라 불릴 나이가 되어 한 아이돌의 팬이 되었다. 거의 내 가족처럼 학창 시절 내내 아이돌의 뉴스 하나에 울고 웃고 하더니 지금까지 대상은 달라도 여전히 아이돌 팬을 자처하고 있다. 지금까지 약 8년을 운영한 블로그도 마찬가지다. 저품질이 오면 그만둘 법도 한데 새로 블로그를 개설하는 독한 결심을 보이더니 지금까지 콘텐츠를 올리고 있다. 이 외에도 등산을 일체 하지도 않던 사람이 5시간 동안 울먹거리며 올라 한라산과 지리산 정상에 오른 것이라던지 4개월 동안 13kg을 체중 감량한 것 모두 스스로도 주체 못 하는 집념과 끈기에서 비롯된 일이다.


이렇게 푹 빠지면 우물을 파면 그 안의 개구리가 될 것 같지만 가치관은 또 개방적이다. 자라오면서 작고 큰 경험을 했고 그 경험을 통해 다양한 크기의 성취감과 인사이트가 쌓였다고 생각하기에 평소 가장 소중하고 중요한 단어로 '경험'을 꼽는다. 무언가를 도전하고 시작하는 것에 두려움이 없고 할까-말까-고민되면 일단 한다. 그런 만큼 어떤 말도 곧이곧대로 듣지 않는다. 내가 직접 경험하기 전까지는 그건 누군가의 예상에 불과하다. 예를 들어, 누군가 내가 가지 않은 나라를 '거기는 별로야. 더러워. 사람들이 못됐어.'라고 평하더라도 여전히 가고 싶은 나라로 둔다. 맛집도 설령 남들이 다 맛없다고 해도 내가 맛있으면 거기는 맛집인 것이고 반대로 남들이 다 맛있다고 해도 내가 그렇지 않으면 거기는 재방문의사가 없는 가게다. 남의 입맛에 내 입맛을 억지로 맞추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자신의 말이 곧 정답이라는 식으로 말하는 사람들과는 가까이하고 싶지 않다. 물론 이해는 한다. 나름 자신의 삶의 배경에서 나온 생각이기에 스스로 정답이라 규정할 수 있다. 본래 믿고 싶은 것만 믿고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것이 사람이 쉽게 범하는 실수이기에. 하지만 죽기 전까지 우리는 수백 수천 번을 배운다. 어쩌면 죽기 직전에 습득한 것도 정답이 아니다. 그만큼 살아있는 우리가 알고 있는 진짜 '정답'은 사실 몇 개 없을 것이다. 그냥 개개인이 그때 그때 느끼는 생각일 뿐. 나 또한 그 나라를 갔는데 누군가 말해줬던 대로 별로라고 느낄 수도 있고 맛이 없다고 한 가게를 나 또한 맛없게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건 언제까지나 개인적인 취향일 뿐, 정답이 아니다. 남에게 강요해서도 안되고 '아니 너 말은 틀려.'라고 생각해서도 안된다.

그런데 세상 속에는 생각보다 자신이 경험해보지 않았으면서 이건 이래-저건 저래- 편견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그런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면 정신적으로 피곤해진다. 공감하지 않지만 공감하는 척하고 넘어가는 것은 꽤나 많은 체력을 요하는 일이다. 그래서 그런 사람들과 가까이하지 않는 것이 최근 나에게는 목표가 되었다. 덩달아 좁은 시야를 갖고 싶지는 않으니. 사람은 고쳐 쓰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반대로 편견을 갖지 않거나 열린 마음으로 항상 배우는 자세를 취하는 사람들도 곳곳에 있다. 누군가가 '이게 정답이야!'라고 발악해 그 자리를 불편하게 해도 쿨하게 '그러려니' 넘기며 휘둘리지 않던 친구, 내가 말하던 소재에 진심으로 궁금해하며 '그럼 그런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그런 것도 있구나! 처음 알았어.'라며 기꺼이 받아들이던 고마운 지인, 내가 깊은 대화를 나누고 싶으면 그런 대화가 가능할 만큼 스스로 공부해야 한다며 모든 것을 흡수할 생각으로 공부하는 유튜버 등 멋진 사람들도 많다. 이들과 소통하다 보면 항상 내가 가지고 있는 주관을 지키면서도 항상 배우려는 열린 마음을 가져야겠다는 자극을 받는다. 어떤 만남보다도 나를 성장하게 하는 사람들이다. 항상 감사할 따름이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싶은 마음이 큰 요즘이다. 편견 없는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나 또한 많이 보고 '할까? 말까?'에서 '하자'를 외치고 있다. 보석 같은 사람들을 알아차리기 위해서는 내가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이 마음 끝에 어떤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게 될지 기대된다.

    


매거진의 이전글 꼭 일기를 하루 끝에만 쓸 필요가 있나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