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십 대 중반까지만 해도 어른들이 나이를 먹을수록 한 해가 빨리 간다고 하는 말을 이해하지 못해 '그런가 보다' 무심하게 받아들였다. 그런데 작년부터 '엇! 잠깐... 벌써?'이러더니 올해는 '같이 가~! 나 버리지 마! 엉엉' 이 수준이다. 2020년 올해의 무엇을 쓴 지 정말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또 이 순간이 오다니. 정신을 못 차리겠다.
나를 닮았다는 동생의 말에 더 정이 붙은 캐릭터. 전시회를 못 간 것이 아쉽지만, 인스타툰으로 혼자 내적 덕질을 잘하고 있다.
- 올해의 책: 내가 죽으면 장례식에 누가 와줄까(김상현저)
- 올해의 영화: 007 노 다이 투 다이
결말까지 완벽했던 다니엘 크래이그의 마지막.
오랜만에 꺼낸 김에 007 시리즈 재탕해야겠다.
- 올해의 노래: 아이유 - 아이와 나의 바다
이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는 이미 발표한 지 몇 달이 지난 뒤였다. 왜 이제 들은 건가 스스로에게 바보를 외치며 입덕 한 노래다. 나를 검열하고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했던 날에서 온전히 사랑하는 날에 닿을 때까지의 과정이 솔직하지만 아름답게 녹여져 있는 곡이다. 몇 달을 반복 재생해도 질리지 않는, 나에게는 BTS의 소우주 같은 노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