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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뚜벅이는 윤슬 Apr 08. 2023

애정 어린 시선이 주는 힘

독서기록#5.

숲속의 사계절

지숙경 저




독파가 아니었으면 서점에서 집어 들었을 것 같지는 않다. 워낙 읽는 소재만 읽는 편이라 도예를 주제로 한 책을 펼칠 일은 거의 0에 수렴하기 때문이다. 가끔 강제적으로 읽을 책이 주어지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하며 완독 했다.


도자기가 결과물로 나오는 데에 얼마나 많은 시간과 정성이 필요한지 낱낱이 쓰여있어 '아무나 못하는 일이구나' 생각했다. 계절별로 챙겨야 하는 일이 있고 장작의 온도를 맞출 때까지 불을 때는 것 또한 보통 땀을 흘리는 일이 아니었다. 전통적인 방식을 고집할수록 손도 노력도 인내심도 많이 필요한 일이다. 작가님은 더 나은 결과물을 위해 수고로움을 감내하는 분이시고. 책을 읽다 보면 '시골인 정도가 아니라 산골이네' 생각하게 될 정도로 생활이 쉽지 않은 곳에서 도예 생활을 하고 계시는데 그 속에서 자연만큼 아름다운 작품들을 만들어내시는 걸 보면 보통 분이 아니라는 확신이 든다.


작가님은 도예도 사랑하지만 가드닝에도 큰 관심을 두고 계신다. 단순히 꽃과 나무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 이유는 책 속의 묘사 때문이다. 꽃과 나무의 움직임을 얼마나 생생하게 묘사했는지 식물에 얼굴과 팔다리가 붙어 있다. 꽃이 피고 흔들리고 자라고 때로는 뽑히는 모습이 충분히 상상되는 내용이 많았다. 얼마나 애정 어린 시선으로 관찰했으면 이런 표현들을 쓸까. 대체로 모든 것에 정성을 다 하는 분인가 보다. 작가는 만물에 애정 어린 시선을 두어야 한다는 걸 배웠다. 


대충이란 없는 작가님의 태도를 출퇴근길에 틈틈이 읽어가며 쌓여있는 '해야 하는 일'에 인내심을 발휘했다. 요즘 일이 많아 툴툴거리는 빈도가 많이 늘던 중인데 타이밍이 좋았다.



메모1

재료 선택에 대충이란 없다. 항상 최상의 식재료를 중요하신다는 점. 좋은 음식이란 좋은 재료에서 나오는 법인가 보다.


메모2

타인의 인정이 내 작업의 전부나 완성은 아니지만 창작자는 자신의 창작을 소비하는 이와 소통해야 한다. 작가의 마음에 든 작품이라 해서 타인의 마음에도 다 드는 것은 아니다. 또한 내 마음에 안 든다고 다른 사람의 마음에 차지 않는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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