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를 좋아하는 이유를 찾아서
창의적인 건축
눈에 보이는 싱가포르의 가장 큰 특징은 건축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보지 못하는 상상 속에나 그려질 법한 건물들 너무 당연하다는 듯이 세워져 있다. 건물 위에 배를 띄운 마리나베이샌즈는 시작에 불과하다.
공항 옆에 세계 최장 폭포를 만든 대형 쇼핑몰 쥬얼창이와 스노우볼을 연상케 하는 물 위의 애플스토어 등 과감한 시도로 만든 건축물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무료로 싱가포르 전경을 볼 수 있는 건물로 알려진 '캐피탈 스프링' 건물은 건물 중간을 거미줄처럼 구멍을 내 17층부터 19층을 빙글빙글 돌며 걸을 수 있는 정원 산책로를 만들었다.
싱가포르 건축은 '과감한 실현'이 가장 큰 비결이라 생각한다. 머릿속에 상상한 것을 그대로 실현시킨 건축무리 모여 상상한 나라의 비전이 현실로 펼쳐지는 곳. 적어도 지금까지 가본 수십 개의 나라 중에서는 싱가포르가 독보적이다.
무조건 높고 크게 가 아니다. 어떻게 하면 해외에서도 와서 볼 정도로 만들까를 고민하는 것 같다. 사람들이 흔히 '이 정도면 멋있지' 만족하는 어느 선을 뛰어넘는 결과물을 위해 적극적으로 만들어낸다. 행정과 법도 적극적으로 이를 지원한다.
단순히 돈이 많아서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다. 돈이 많아도 건축주가 수정하고 완성물에 대해 혹평을 날리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그렇게 점차 소심한 건축물들만 살아남는 도시가 된다.
건물을 보고 내부를 걸어보는 것만으로도 영감이라는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곳, 싱가포르다.
자연과의 공존을 고민한 흔적들을 볼 수 있는 곳
이렇게 공식적으로 여행지라 칭하는 공간들이 식물들과 함께 조성되는 것도 신기했지만, '자연에 보통 진심이 아니구나' 생각했던 건 길가에 있는 잔디와 화단이었다. 싱가포르는 어느 도보를 걷던지 주변에 화단이나 작은 잔디밭들이 많다. 꼭 공원이 아니어도 사람의 걸음 곁에 자연이 함께 하길 원하는 듯이 식물들의 공간이 있었다. 그 작은 공간까지도 세심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이른 아침에 거리로 나서면 항상 물을 주는 기계들이 돌아가는 걸 볼 수 있었다. 한국에서 가끔 밭에 설치되어 있는 자동 물 뿌리개 말이다. 빙글빙글 돌면서 물줄기를 뿜어내는. 그런 게 잔디밭마다 꼭 있었다.
화단에는 직원분들이 직접 물을 준다. 싱가포르에서는 알아서 크는 식물들은 없을지도 모른다.
이쯤 되면 싱가포르에서 길을 걸으면서 침을 뱉으면 법적으로 큰일을 겪게 되는 이유는 식물들을 보호하기 위함이 아닐까.
다국적 사람들 그리고 그들이 만드는 문화
싱가포르를 여행하면서 다국적 다인종이 사는 나라라는 특징이 어디까지 영향을 미치는지 체감할 수 있었다. 모든 걸 바꿀 수 있고 모든 걸 특별하게 만들 수 있구나.
싱가포르는 다른 나라와 다른 인상을 주는 나라다. 평범한 게 없고 놓치지 않는 게 없고 없는 게 없다. 그래서 첫 여행에서는 이 나라가 왜 좋은지 몰랐던 것 같다. 지금까지 여행했던 다른 곳과 너무 다른 이 나라를 이해하기에는 일주일도 안 되는 시간은 너무 짧았기 때문이다.
9년 만에 다시 싱가포르를 여행해서야 '이런 걸 내가 좋아했구나' 알아차렸다.
그럼에도 이제 입문을 뗀 수준이겠지만. 다음번 여행은 초급까지는 수료해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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