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를 여행하면서 알게 된 특이점
일주일 만에 시드니를 이해하기란 역부족도 한참 역부족이지만, 그럼에도 시드니는 첫날부터 마지막날까지 특이점처럼 다가왔기에 기록한다.
공원에서는 돗자리도 펴지 않고 누워있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마치 뉴욕의 센트럴파크를 닮은 풍경들이다. 어느 글에서 호주에는 한량이 많다더라는 문장을 봤는데 그런 오해가 생길 수밖에 없다. 평일 낮에도 많은 사람들이 잔디밭에 누워 있다.
그래서인지 평일 점심시간에는 정장 입은 직장인들이 거리로 나와 벤치나 테이블에서 식사를 한다. 식당에서 안 먹고 다들 샌드위치나 햄버거 혹은 삼각김밥에 가까운 초밥류를 포장해서 거리에 앉아 먹는다. 오후 12시에 마틴플레이스 거리를 가면 이 문화를 제대로 볼 수 있는데 벤치가 다 차고 계단에도 많은 사람들이 앉아 식사를 한다. 드문드문 싸 온 도시락을 먹는 사람들도 볼 수 있었다.
그 모습에 반해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를 포장해 광장 테이블에서 먹어봤는데 소소한 힐링이더라. 직장을 다니면서 실외에 있을 일이 잘 없는데 이런 식으로 매일 점심 광합성을 하면 힐링 포인트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하며 버거를 입에 물었다.
시드니는 타국 대비 외국인에 대한 문을 열어둔 편이다. 싱가포르에서도 누가 여기 나라 사람인지 모르겠다고 했는데, 시드니도 마찬가지였다. 누가 여기 토박이일까. 모든 가게 직원들이 워홀러로 보였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동양인이 많기도 했고 심지어 숙소 프런트 직원들도 워킹홀리데이 중인 한국인들이었다.
굳이 찾아보지 않더라도 호주는 워킹홀리데이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국가다. 이렇게까지 티가 날 줄은 몰랐지만.
한국인 외에도 시드니에는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살고 있다.
특별하게 다가온 건 그런 나라치고 굉장히 섞여있다는 점이다. 끼리끼리 없이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어울려 대화한다. 마틴 플레이스 일대의 평일 풍경이 이를 증명한다(마틴플레이스는 시드니의 강남 같은 곳이다).
덕분에 내향인이자 동양인인 여행자 입장에서도 시드니는 비교적 금방 스며들 수 있는 도시였다. 주문할 때 머뭇거림이 덜했고 눈치도 덜 봤던 도시다. 그러니 마음에 들 수밖에.
편견 없고 유연하고 깔끔하고 다채롭고 여유로운 도시.
시드니가 그린 세상은 적어도 여행자의 눈에는 완벽에 가까웠다. 시드니가 인생 여행지가 된 이유다.
▼ 윤슬의 시드니여행 브이로그는 여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