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경건하고 성스러운 순간이 또 있을까?
종교가 없다. 어릴 적에는 친구들을 따라 교회도 다녔지만 친구들이 교회를 떠나면서 나 또한 종교에 속하지 않게 되었다. 그럼에도 여행 다닐 때에는 성당, 절 등의 종교 시설을 가보는데 종교심을 떠나 공간 안에 들어가면 느껴지는 고유의 분위기가 있기 때문이다. 그 분위기는 사람이 많든 적든에 관계없이 그 공간을 계속 덮는다. 그리고 나는 '분위기'라는 단어 외에는 뭐라 형용할 수 없는 무언가를 들이마신다. 그러고는 마음에 안정 혹은 참았던 무언가의 폭발을 경험한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만난 종교 시설에서의 갖게 된 그 수많은 '경험'들이 100 중에 50이라면,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우연히 가게 된 성 이슈트반 대성당에서의 경험은 500쯤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