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자주 느끼지만 나는 참 애매한 실력들을 안고 사는 사람이다. 글을 쓰는 것도 그림을 그리는 것도 디자인 툴을 쓰는 것도 영상을 만드는 것도 사진을 찍는 것도 하다못해 다니고 있는 직장에서 하는 일조차 "어휴, 진짜 못 봐주겠네"라는 말 또한 들어보지 못했지만, 그렇다고 누구에게나 "와 진짜 잘한다~!"라는 소리를 듣지도 않는 것들을 행하며 살고 있다. 나는 이것들을 자칭 '애매한 재능'이라 칭하고 있다. 그냥 재능이라기에는 확실히 아닌 것 같지만, 드문드문 칭찬은 듣기 때문에.
'진짜 아니다-싶으면 깔끔하게 포기라도 할 텐데 뭐야 이 애매한 재능은.'
한 때는 이런 푸념을 한 적이 있다. 용의 머리도 아닌 것이 꼬리도 아닌 것이 몸통인가. 무엇보다 이것들을 포기하면 정말 못하겠는 것들만 남아 더 절망적일 것 같았다.
그래서 묵묵히 했다. 누가 강제성을 부여한다거나 할 때마다 오는 대가는 없었지만 블로그도 하고 글도 쓰고 사진도 찍고 계속 무언가를 만들어냈다.
그런 시간이 4년 5년... 올해 6년째까지. 누군가를 보며 '좋겠네-'했던 것을 내 것으로 만드는 순간이 자주 찾아왔다. 이달의 블로그라던가 사진에 안정감이 생겼다는 칭찬이나. 한 번쯤 다녀보고 싶은 근무환경의 회사를 다녀보는 것까지 감사한 일들이 점점 자주 일어나니 성실함이 어떤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음에 확신할 수밖에 없다.
요즘 주위에 성실함 끝에 원하는 것을 얻거나 자신이 생각지 못한 무언가를 얻게 된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제주도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된 돈가스 사장님&사모님이라던가 요즘 기분 좋은 이유로 매일 뉴스에 나오는 영화 '기생충'을 만든 배우&제작진분들이라던가, 유튜브에 모두가 관심 갖지 않을 때부터 영상을 꾸준히 올려 현재 70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갖고 있는 유튜버라던가. 이 밖에도 모두 거론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갈고닦는다.
이 분들이 설령 재능이 있거나 천재였어도 능력에 기대 영화나 영상을 설렁설렁 만들었다면, 돈가스를 대충 만들고 손님에게 불친절했다면 과연 현재와 같은 결론에 닿을 수 있었을까? 아니면 중간에 귀찮다고 그만두었다면? 타고난 사람에게나 그렇지 못한 사람에게나 성실함은 필수인 것은 분명하다.
나같이 애매한 특기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이런 분들은 언제나 영감의 원천이자 믿는 구석이자 자극이다.
성실함이 다른 것들에 비해 많이 가려지는 세상이라고 생각한다. 영악하고 계산적인 마음이 더 지름길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은 서로 입 밖으로 내뱉지는 않지만 은연중에 인정하는 부분이다. 이런 글을 쓰는 나조차도 그런 사람들의 끝은 어떨지 몰라도 적어도 한 순간 잘 되는 것은 목격했으니.
그래서 오늘도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갈고닦는 사람들이 더 대단하게 느껴지고 더 큰 영감으로 다가온다.
나 역시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