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뚜벅이는 윤슬 Mar 19. 2020

12일 동안 무조건 쉬어야 하면 뭐하고 싶나요?

하고 싶은 것들로 채우는 휴일

코로나+회사가 어려워져 긴 휴무를 보내고 있다. 주말까지 합하면 무려 12일. 직장인에게 결코 쉽게 주어지지 않는 휴일이다. 그 긴 휴무 중 반을 보낸 지금 체감은 한 달은 쉰 것 같다. 재택근무를 하다가 쉬고 있어 그런가. 휴무 몇 주 전부터 코로나 때문에 어디 여행도 못 가는데 뭐하나-매일 고민했는데 막상 날이 오니 나름대로 하고 싶은 것들을 하고 있다. 


재개봉한 영화 보기

몇 주 전에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가 재개봉했다. 미리 소식을 접해서 기다렸건만 막상 재개봉하니 평일에는 회사 때문에 시간이 안되고 주말은 이미 매진이라 해리포터 덕후로써 오열 직전이었는데, 휴무 덕분에 평일 낮에 느긋하게 다녀왔다. 

직장을 다닐 때는 이런저런 이유로 영화관 가는 것이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그러다 보니 보려 했던 영화들도 못 보고는 했는데 이렇게 원하는 때에 볼 수 있으니 이것 또한 중요한 행복의 기준이구나 싶었다. 


좋아하는 장소 자주 가기

반지하에 있는 아늑한 맛집과 카페들이라던가 많은 골목길, 이색적인 소품샵들까지. 평소에 좋아하는 모든 것들이 있어 연남동을 좋아한다. 심지어 가장 애정 하는 카페가 있는 연희동과도 가까우니 이보다 완벽한 핫플레이스는 있을 수가 없다. 때문에 집에서 꽤 먼 거리지만 굳이 많은 유명 지역들을 지나 항상 연남동을 간다.

직장을 다니면서 주말에 드문드문 가던 연남동을 최근에는 일주일에 두어 번 가고 있다. 가서 새로운 카페와 맛집을 개척하기도 하고, 자주 못 봤던 친구도 만나고, 때때로 그곳에 가야 하는 이유들도 생겨나 '이건 운명이야!' 가벼운 기분으로 연남동으로 향한다.


하루 종일 집에 있기

워낙 밖수니라 출퇴근 외에도 항상 밖에 있었는데 요즘은 드문드문 집에 하루 종일 있다. 많이 심심할 것 같았는데 적응이 된 것인지 집에서도 이것저것 하는 행동들이 많아졌다. 집에 있으면 집안일이 눈에 들어오는 것은 나뿐인가? 빨래통에 빨래가 조금만 쌓여도 세탁기를 돌리고 싶고, 괜히 방도 한번 뒤엎어보고 혼자 묵언 수행하면서 복작복작 집안일을 하게 된다. 그럴 때 문득 생각나는 음악들을 오랜만에 틀어놓고 하면 말할 사람이 없어도 심심하지 않다. 이렇게 집에서 오랜만에 듣는 음악들이 점점 쌓여가고 있다. 평소에 신곡 마니아였는데 요즘은 거의 응답하라 시리즈인 줄.


필름 카메라 현상하기

작년 겨울부터 찍은 필름 카메라를 현상했다. 현상한 것보다 더 좋은 것은 드디어 그 필름 한 롤을 다 썼다는 점. 회사-집만 다닐 때는 챙길 일도 없던 카메라였는데 매번 다양한 장소를 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필름의 끝 몇 장들을 다 찍어냈다. 덕분에 현상소를 타이밍 좋게 휴무일 때 다녀올 수 있었고 순조롭게 결과물을 받을 수 있었다. 작년 겨울 유럽여행부터 펑펑 눈이 내렸던 날까지 한 장 한 장에 추억을 되짚어보는 시간을 반복하고 있는 요즘이다.


컴퓨터로 우당탕와당탕

컴퓨터 속에서 묵혀있던 일들을 처리했다. 블로그 스킨도 제작하고 유튜브 채널아트도 바꿔보고 브이로그도 만들고 생각이 안 나도 글을 써보려고 노력도 해보고 그야말로 '우당탕와당탕' 많은 것들을 만졌다. 거의 1년 만에 블로그 스킨을 만드니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이것저것 기능을 써보니 재미가 쏠쏠했다. 시간에 쫓기지 않고 만드니 결과물도 마음에 흡족! 회사에서 포토샵 만지는 일이 드물어져 아쉬웠는데 그 아쉬움을 취미로 채우니 이게 바로 워라밸이다.


그렇게 맨날 지인들에게 '뭐할까?' 묻고 다녔는데 막상 D-day가 오니 이전의 고민이 무색하리만치 다양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타의에 의해 쉬고 있지만 좋게 생각해보면 이게 또 열심히 출퇴근한 보상이라 생각되기도 하고. 지금의 생활이 너무나 안정적으로 느껴져 다시 출근하면 어떡하나 싶기는 하지만. 

매거진의 이전글 합격자 명단으로 혼나고 나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