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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뚜벅이는 윤슬 May 12. 2020

제주도의 대자연을 볼 수 있는 의외의 여행지들

카페보다 대자연!

제주도의 한 독립서점에서 읽은 한 책에서 ‘사람들이 제주도에 오면 카페가 가는 것이 아쉽다’는 글귀를 본 적이 있다. 제주도에서 살고 있는 작가님이 쓴 글이었는데 제주도의 자연을 세계 어느 곳보다 좋아하는 나로서는 그 글에 공감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제주도에는 요즘 말로 ‘감성’ 카페들이 참 많다. 지금도 SNS 피드에는 제주도의 신생 카페라는 문구와 함께 소개되는 카페가 자주 보이니 아마 앞으로도 계속 카페들이 제주도를 채워가겠지? 이런 예쁜 디저트와 인테리어가 있는 카페들도 좋지만, 제주도는 그보다 더 오랜 세월 갈고닦아온 보석같은 대자연이 자리 잡고 있는 섬이다. 그 보석을 더 많은 사람들이 발견하길 바라며 소개하는 이번 여행지들. 제주도의 진가를 경험할 수 있는 ‘대자연’ 여행지다.


거문오름

한라산에서부터 해안까지 각각의 분화구를 가지고 있는 작은 화산, 오름. 제주도에서 오름을 찾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무려 368개의 오름이 한라산 주변을 가득 채우고 있기 때문. 언덕에 가까운 낮은 곳부터 짧은 시간이지만 등산처럼 땀을 흘려야만 정상에 오를 수 있는 곳까지 제주도는 다양한 난이도의 오름들로 가득하다. 

제주도를 사계절마다 가보기도 하고 한 달 동안 머무른 적도 있는 덕분에 꽤 많은 오름들의 정수리 혹은 옆구리를 많이 만날 수 있었다. 그때마다 오름이 품고 있는 새, 나무, 꽃등의 자연에 큰 감동을 받았는데 역시 가장 큰 감동을 준 오름은 ‘거문오름’!

거문오름은 조천읍 선흘리&구좌읍 일대에 자리 잡고 있는 해발 456m, 둘레 4,551m의 오름이다. 무엇보다 거문오름이 가지고 있는 자연의 위대함을 증명하듯이 천연기념물은 물론, 2007년 성산일출봉과 함께 국내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기도 했다.

선착순으로 탐방 예약을 해야만 갈 수 있고 하루에 450명만 들어갈 수 있는 거문오름은 비밀의 오름에 가깝다. 성수기에는 부지런하지 않으면 아쉽지만 다음 제주도 여행 때를 기약해야 하기도. 타 오름에 비해 문턱이 높은 오름인 만큼 탐방을 하게 된다면 그에 비례한 자연경관을 만날 수 있다. 


거문오름 탐방정보

- 탐방 출발시간: 09::00~13:00 (30분 간격 출발)
- 제주 세계자연유산센터에서 출발
- 양산/우산 사용 금지
- 음식물 반입 금지 (무색/무취의 물만 가능)
- 앞트입샌들(등산용샌들 포함), 키높이 운동화, 어그부츠 착용 시 탐방 금지


한라산 성판악 탐방로

등산을 1년에 한 번 갈까 말까-할 정도로 산을 오르는 행위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나조차도 가게 만든 한라산. 한라산을 걸을 수 있는 코스는 어승생악 탐방로, 석굴암 탐방로, 관음사 탐방로, 성판악 탐방로, 어리목 탐방로, 영실 탐방로, 돈내코 탐방로 이렇게 총 7개다. 7개 모두 소요 시간과 등산 난이도가 달라 자신의 체력과 여행 계획에 맞게 갈 수 있다.


그중에서 다녀온 사람으로서 추천하건대 한번쯤 성판악 코스를 꼭 한번 가보는 것을 추천한다. 물론 많이 힘들다. 특히 등산뿐만 아니라 운동과 담을 쌓고 사는 사람이라면 처음 느껴보는 고통의 경지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추천하는 이유는 제주도의 마을 길을 외웠을 정도로 제주도를 자주 다녀온 내가 본 제주도의 자연 중 가장 경이로운 자연을 본 장소이기 때문이다. 이러다 정말 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한 걸음 한 걸음이 힘들었지만 그럼에도 정상에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와… 진짜 멋지기는 더럽게 멋지네.'라는 말을 수십 번을 말했던 코스였다. 구름 속에 들어와 있어 한치 앞도 보이지 않던 순간, 저 멀리 숲속에서 나를 빤히 쳐다보던 노루, 정글에 가면 이렇게까지 울창하지 않을까 생각되던 숲의 끝판왕, 이름은 알 수 없지만 야생이라는 글자를 소리로 바꾸면 이런 소리가 나겠구나 싶은 새소리, 내려올 때 들어 조금은 무서웠던 멧돼지 소리까지 모든 것들이 현생에서 처음이었다. 다녀온지 시간이 많이 흐르고 더 많은 곳을 다녀왔지만 아직까지도 두번째가 있지 않은 것을 보면 한라산 한정이 맞는 것 같다.

성판악 코스에는 진달래밭 대피소라는 중간 휴게소가 가장 큰 터닝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대피소까지 3시간, 정상까지는 전체 4시간 30분이 걸린다고 하는데 경험상으로는 정상까지는 5시간이라고 봐야 하고 내려올 때도 5~6시간이 소요됐다.

새해가 되어 큰 목표 하나를 이뤄내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한라산 성판악 탐방로를 추천하고, 등산을 본래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더욱이 한라산 백록담을 볼 것을 추천한다.


김녕성세기해변 일몰

오르는 거 말고는 없을까? 아직 많이 남았다는 사실!

힘을 들이지 않아도 만날 수 있는 제주도의 세 번째 대자연 여행지는 ‘김녕성세기해변’의 일몰이다. 김녕성세기해변은 뚜벅이도 버스를 이용해 쉽게 갈 수 있는 해변이다. 비교적 바다가 잔잔해 보기만 해도 제주도의 키 작은 지붕만큼이나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곳이라고 장담할 수 있다. 그런 김녕성세기해변을 일몰 시간대로 유독 한정 지어 추천하는 이유는 해가 지는 짧은 시간에 물드는 해변의 색깔 때문인데, 물론 날씨에 따라 그 색은 매일같이 달라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같이 결혼 스냅 촬영을 목적으로 격식 있게 차려입은 커플들이 있는 것을 보면 색의 이름과 상관없이 언제나 최고의 제주도 일몰 스팟이 아닐까.

제주도의 일몰을 좋아해 이곳저곳의 일몰을 봐왔지만 아직까지 김녕성세기해변의 일몰을 이긴 일몰은 보지 못했을뿐더러, 해외를 포함해도 단연 1등인 일몰 스팟이다. 제주도가 대한민국의 섬이고 금방 날아갈 수 있다는 점이 감사할 따름이다.

김녕성세기해변 정보

- 넓은 주차장이 해변 앞에 있어 차로 방문해도 무방합니다.
- 버스를 이용할 시, '김녕성세기해변 정류장'에서 하차하면 됩니다


제주 곶자왈 도립공원

비교적 친숙한 비자림을 이미 가본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비자림st 새로운 여행지 '곶자왈 도립공원'. 많은 분들이 '환상숲 곶자왈'을 많이 가시는데 '곶자왈 도립공원'은 그에 비해 아는 분들이 많지 않은 숨은 여행지다. 환상숲 곶자왈은 '한경면 녹차분재로 594-1'이고, 곶자왈 도립공원은 '대정읍 에듀시티로 178'이니 위치가 엄연히 다른 곳인걸로!

곶자왈 도립공원도 거문오름이나 한라산과 같이 탐방코스가 다양하다. 주요 코스는 총 5개로 코스에 따라 40~150분까지 소요시간이 상이하다는 점.

불쾌하지 않은 적당한 습기와 울창한 숲 사이로 드문드문 보게 되는 햇살, 본 적 없는 나비와 각종 곤충, 나무를 칭칭 감은 식물들 하나하나를 신기하게 바라보다 보면 어느새 제주도의 숲의 위대함을 온 몸으로 경험하게되는 곳이다. 제주도가 품고 있는 자연의 가치를 느끼기에 이렇게 적절할 수가! 아직 많은 분들이 가지 않는 만큼 자연 그대로를 느끼기에 좋은 시기라는 한시적인 장점도!


곶자왈 도립공원 이용정보

- 동절기(11~2월) : 입장시간 09:00~15:00
- 하절기(3~10월) : 입장시간 09:00~16:00
- 입장료 : 25세~64세는 1,000원 / 청소년&군인 800원 / 어린이 500원 / 65세 이상 면제
- 도립공원은 초입은 데크로 길이 정돈되어 있으나, 일부 구간부터는 자연 그대로의 산길입니다. 꼭 운동화를 신고 방문하세요!


종달리 마을 내 연못들

마지막은 의외의 장소에 위치한 철새 도래 및 서식지. 근처에 지도에도 명칭이 되어있는 철새 도래지 및 서식지가 있어서인지 종달리 마을에 들어가 바다를 향해 깊숙이 걸으면 천연기념물에 등재된 희귀새나 철새가 머무는 연못들을 종종 보게 된다 바로 앞에 바다가 펼쳐져 있고 반대편으로는 갈대밭이 있어 새들에게 적합한 은신처가 되어주고, 바닷물과 민물이 섞여 있어 조개나 각종 어류가 먹이가 되어주는 곳이다.

실제로 보면 생각보다도 큰 새들에 깜짝 놀라기도. ‘이런 새 처음이야!’


제주도의 자연이 고스란히 담긴 여행지가 아니더라도 카페, 기념품샵, 맛집, 박물관, 액티비티 등 볼거리도 할 거리도 너무 많지만 제주도 본연의 모습을 꼭 놓치지 않았으면 한다. 지금껏 보지 못한 새로운 무언가를 발견하게 될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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