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릴 수 없다면, 투자하지 마라

기다릴 수 없다면, 투자하지 마라

by 페테르

기다릴 수 없다면, 투자하지 마라

인간은 근시안적 본능을 가지고 있어 지금 수익을 내지 않으면 만족하지 못한다. 한 인터뷰에서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는 워런 버핏에게 그의 투자 전략이 단순해 보이는데도 왜 사람들이 따라 하지 못하는지 물었고 버핏은 “천천히 부자가 되려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버핏은 투자 시장에서 정말 중요한 요소가 ‘기질’이며, 특히 인내심이 핵심이라는 점을 언급하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은 이 중요성을 놓치고 있다.

빠르게 부자가 되려는 것은 어렵다. 오히려 천천히 부자가 되는 것이 훨씬 수월할 수 있다.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훌륭한 기업을 저렴할 때 사서 인내하는 것이다. 시장의 단기적인 변동성에서 심리적으로 거리를 둘 수 있어야 한다. 복리 효과는 단기간에 나타나지 않는다.


훌륭한 회사란 무엇일까? 사실 누구나 기본적으로 떠올릴 수 있는 조건들이다. 미래 성장 가능성이 있는지, 경영진이 탁월한지, 기술력이 뛰어난지,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지, 그리고 이익을 주주와 어떻게 공유하려는지를 살펴보면 된다. 참고로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된 기업들은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같은 방식으로 주주에게 이익을 돌려주는 문화가 잘 갖춰져 있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이 주주 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이후 주가가 하락하는 기회가 오면 투자하고, 그다음은 기다리는 것이다. 필립 피셔는 이러한 방식으로 장기 투자할 기업을 선정했고, 쉽게 매도하지 않았다. 그는 1955년 성장주 모토로라를 발굴해 2004년 생을 마칠 때까지 평생 보유했다.

가격이 크게 하락하기 시작할 때부터 분할 매수를 시작해, 하락 도중 저점이 형성된다면 그 시점의 매수는 최고의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저점으로 향하는 흐름 속에서 천천히 매수하고, 저점 부근에서 추가 매수하며, 반등 이후에도 기회를 이어가는 전략은 결과적으로 최적의 진입 방식이 된다. 이러한 전략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시장 흐름을 읽는 안목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현금을 적절히 보유해 두고 기회가 왔을 때 주저하지 않고 행동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러나 실제 투자에서는 이와는 반대의 선택이 자주 일어난다. 많은 투자자들이 매수해야 할 때 오히려 매도하고, 매도해야 할 때는 무리하게 매수에 나선다. 이는 단순히 정보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사람들이 생각보다 외부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이다. 미디어의 자극적인 뉴스, 전문가의 단정적인 발언, 커뮤니티의 집단적 분위기 등은 투자자들의 판단에 보이지 않는 압박을 가한다. 이러한 심리적 유도는 흔히 ‘넛지(nudge)’라고 불리지만, 투자에서는 그 흐름을 의심하고 스스로 판단할 줄 아는 감각이 더욱 중요하다. 결국 다수의 움직임을 그대로 따르기보다는, 그 흐름을 조용히 비껴 설 줄 아는 사람만이 시장의 반전 속에서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일단 탁월한 주식을 매수했으면 기다리면 된다. 겨울이 지나 봄이 올 때도 추위가 바로 멈추고 따스함이 찾아오지 않는다. 서뿔리 가벼운 옷으로 갈아입게 되면 오히려 감기가 걸리기 마련이다. 몇 번이고 뒤통수를 치는 추위로 정신을 차리지 못하게 하는 것이 계절의 변화다. 주식시장에서의 경험은 그림처럼 단순하지가 않다. 마음을 흔들어 놓고 때로는 고통스럽게 불편하게 만든다. 그래서 앙드레 코스탈로니는 “좋은 주식을 샀다면 걱정하지 말고 수면제를 먹고 푹 자라. 그리고 10년 후에 깨면 큰돈을 벌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는 단기적인 시장 변동성에 흔들리지 말고, 올바른 투자 판단을 했다면 조급해하지 말고 기다려야 한다는 의미다. 피터 린치 역시 같은 맥락에서 장기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투자의 본질은 기질이다

버핏 투자의 핵심은 기질과 태도에 있다.

그는 수천억 달러에 달하는 버크셔의 자금을 소수의 기업에 집중 투자한다. 단기적인 시세 흐름에 반응하지 않으며, 시장을 다른 관점으로 바라본다. 가격이 아닌 가치를 기준으로 판단하고, 기회가 왔을 때는 과감히 행동한다. 그는 분명히 일반 투자자들과 다르게 움직인다.

많은 이들이 그의 방식에 매혹되고, 그의 철학을 알고 싶어 한다. 흔히 말하듯 버핏의 투자 철학은 80%는 ‘안전 마진’과 ‘변동성에 대한 태도’를 강조한 벤저민 그레이엄에게서, 20%는 성장 기업을 바라보는 시각을 알려준 필립 피셔에게서 영향을 받았다. 그러나 그의 방식은 복잡하거나 고도의 기술을 요하지 않는다. 그는 자신이 이해할 수 있는 단순한 사업에 투자하고, 기회가 올 때까지 기다릴 줄 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버핏처럼 행동하지 못한다. 원칙을 알고도 실천하지 못하고, 수익을 실현하지 못한다. 이유는 분명하다. 철학이 어렵거나 정보가 부족해서가 아니다. 투자의 본질은 기술이 아니라 기질에 있기 때문이다.


찰리 멍거는 말한다. “IQ가 높다고 좋은 투자자가 되는 건 아니다. 끔찍한 기질을 가진 사람은 끔찍한 투자자가 된다.” (A lot of people with high IQs are terrible investors because they've got terrible temperaments.) 투자 성과는 감정과 본능을 얼마나 잘 통제하느냐에 달려 있다. 불안, 공포, 탐욕, 질투, 때론 광기와 같은 감정들이 시장을 흔들 때, 그 흐름을 따르지 않고 자신만의 기준을 지킬 수 있어야 한다. 대가들의 전략이 단순하지만 따라 하기 어려운 이유는, 그 단순함을 끝까지 유지할 수 있는 기질을 가진 이가 드물기 때문이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가는 역사적으로 세 차례, 50% 이상 크게 하락한 적이 있다. 하지만 버핏은 흔들리지 않았다. 기다린 자들은 결국 회복을 경험했고, 성과를 얻었다. 시장에서 살아남은 사람은 언제나 그 변동을 이겨낸 사람들이다.


투자의 길은 단순해 보여도, 실제로는 쉽지 않다. 수시로 2~30%씩 오르내리는 시장을 담담히 견뎌야 하고, 때로는 예기치 못한 블랙스완을 마주하기도 한다. 그런 변동 속에서 버텨낼 수 있는 인내심과 용기가 필요하다. 성과는 그 거친 길을 포기하지 않은 이들에게 주어진다. 성장에는 실패와 시련이 필연처럼 따라온다. 실패가 주는 고통은 성장의 연료가 되며, 실수는 배움의 기회가 된다. 그것이 자양분이 되어 투자자의 내면을 단련시킨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나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처럼 기술과 노력으로 성공을 이룬 천재들이 있는가 하면, 투자라는 길은 다른 능력을 요구한다.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감정을 통제할 수 있는 태도, 인간의 본능으로부터 한 걸음 떨어질 수 있는 기질이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버핏이 긴 세월 동안 투자자로서 흔들리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다. 결국, 시장에서 살아남는 사람은 기질이 다른 사람이다.




<<버핏은 아내를 위한 신탁관리자에게 S&P 500 인덱스 펀드 투자를 추천했다. 이는 미국의 우량 기업에 분산 투자하는 펀드로, 장기적으로 연평균 7% 이상의 수익률을 보인다. 최근 10년 수익률은 10%에 가깝다. 연평균 7%로 수익을 내면 10년에 원금은 두 배가 된다. 고민 없이 투자해도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한다. 주식 선택이 어렵다면, 미국 시장 평균에 투자하는 것이 최선의 전략 중 하나 일 것이다. 다만 사람들은 더 많은 것을 원한다. 오랜 시간 동안 성과가 나지 않았다면, 투자 준비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인정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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