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종목이면 충분하다
피터 린치(Peter Lynch)는 선별해서 다섯 종목에 투자했을 때, 그중 두 종목에서 성과가 없어도 나머지 세 종목이 수익을 내면 그것은 성공한 투자라고 말한다. 그는 마젤란 펀드를 13년간 운영하며 연평균 수익률 29.2%라는 전설적인 기록을 남긴 펀드매니저다. 거의 연 30%에 가까운 수익률이다. 그런 그도 다섯 개 중 세 개만 성공하면 충분하다고 말한다. 투자한 모든 회사에서 탁월한 성과를 기대하고 두배 세배의 수익을 바라는 많은 투자자들은 좀 더 현실적인 기대를 가져야 할 것이다.
종목을 너무 많이 보유하면 오히려 집중력이 분산된다. 힘이 약한 분산투자는 평균적인 결과를 가져올 뿐이다. 종목 수가 많아질수록 각 회사에 대한 이해가 얕을 수 밖에 없을 것이고 수시로 변동하는 시장에 적절히 대응하기 어렵다. 그런 경우는 차라리 QQQ, SPY, VOO 같은 나스닥 지수나 S&P500지수 ETF에 투자하는 것이 더 현명할 수 있다. 이들 ETF의 최근 10년 연평균 수익률은 15%를 넘고, 20년 수익률도 연평균 10%에 달한다. 내가 정한 목표 수익률이 연 15%라면, 사실 지금 이 책을 덮고 곧바로 미국 나스닥지수나 S&P 500 지수에 투자하는 것이 정답일지도 모른다. 정말로 15% 수익률만을 바란다면, 더 생각할 것도 없이 지수에 투자하는 것이 가장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다.
그러나 개별 종목에 투자하기로 한다면, 자신이 투자하는 대상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그러면서도 확률적인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 피터 린치는 열 번 중 여섯 번만 성공해도 시장에서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말한다. 중요한 건 전 종목에서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수익이 나는 종목이 손실을 덮고도 남을 만큼 큰 상승을 보여주는 것이다. 결국 장기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어야 한다. 10개 중 6개만 장기적으로 오른다면, 충분히 성공한 투자라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작은 실수와 실패를 받아들이는 태도도 중요하다. 실수 없는 투자를 하려고 애쓰기보다는, 실수를 관리하고 실패를 견디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한 역량이다.
집중투자
워런 버핏은 말한다. "만약 당신이 사업을 분석하고 그 가치를 평가할 줄 안다면, 50개, 40개, 심지어 30개의 주식을 보유하는 것은 미친 짓일 겁니다... 1순위에 있는 회사에 더 많은 돈을 투자하지 않는 건, 저나 찰리 입장에서는 말도 안 되는 일입니다."
버핏은 다수의 주식을 보유하는 대신, 몇 가지 탁월한 기업에 자금을 집중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본다. 이는 각 기업의 사업 모델과 경쟁력을 깊이 이해한 뒤, 가장 확신이 드는 곳에 자원을 집중해야 한다는 그의 투자 철학에 기반한다. 실제로 많은 기업을 완전히 이해하는 일은 어렵다. 따라서 다수의 회사를 얕게 아는 것보다는, 내가 잘 이해할 수 있는 몇 개의 강한 기업에 집중하는 편이 장기적으로 더 유리할 수 있다.
가령 1억 원의 자금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렇다면 세 종목이면 충분하다. 만약 1억으로도 3종목에 집중해서 투자하는 것이 어렵다면, 주식투자는 어쩌면 자신과 맞지 않는 것일 수 있다. 물론 1억 원을 모았다고 해서 당장 시장에 진입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준비된 상태에서 들어가야 한다. 회사를 보고 시장의 흐름도 알아야 한다. 먼저 소액으로 경험을 쌓으며 공부해도 좋다.
중요한 건 확신 있는 곳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방식이다. 매수 과정에서 한 종목에 더 많이 투자할 수도 있지만, 기본은 단순하다. 물론 모든 종목에서 탁월한 성과를 얻을 수는 없다. 그러나 세 종목 중 두 종목에서 탁월한 수익이 나면 된다. 열 종목 중 여섯~일곱 종목에서 성과가 나면 성공이다. 나머지는 실패해도 괜찮다. 중요한 건 그 실패가 짧고 회복 가능한 것이어야 한다. 상황을 봐서 아니다 싶으면 서둘러 빠져나오는 순발력도 필요하다. 손실은 짧고 적게, 수익은 길고 크게 가져가면 된다.
투자에 기술이 있다면, 그것은 옳은 선택을 더 자주 반복할 수 있는 능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