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욕과 두려움

by 페테르

탐욕 "보상시스템"

탐욕을 자극하는 쾌락 중추의 ’보상시스템‘은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을 연료로 삼아 작동하며, 이 물질이 분비되면 인간은 쾌감을 느끼게 된다. 도파민은 우리가 실제 즐거움을 경험할 때와 즐거움을 기대할 때 분비되며, 동기를 부여해 특정 행동을 반복하게 한다. 우리는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즐겁지만 먹기 전에도 기대감에 행복하다. 여행을 가기 전부터 설렘에 잔뜩 부풀어 오르고, 목요일부터 주말을 생각하며 기분이 좋아진다. 우리는 원하는 성과를 기대하며 최선을 다해 노력한다. 살을 빼고 근육을 만들기 위해 운동을 하고, 좋은 성적을 위해 열심히 공부한다. 뇌과학자들에 따르면, 인간은 즐거움 자체에 반응할 뿐 아니라 즐거움에 대한 기대감에 반응하고 행동한다고 설명한다. 우리가 건강을 위해 운동하고, 미래를 위해 공부하며, 재정 관리를 하는 것은 미래의 보상을 위한 건강한 반응이라 할 수 있다.


욕망은 인간을 움직이는 원동력이며, 목표를 세우고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하지만 보상에 대한 과도한 집착은 건강한 삶을 해칠 수 있다. 욕망은 원래 통제가 어렵다. 더군다나 현대 사회의 술, 담배나 스마트폰, 도박, 쇼핑과 같이 즉각적으로 보상을 주는 과도한 도파민 분비 상품들이 너무나 많다. 즉각적인 보상을 주는 상품들은 중독을 유발해 삶을 파괴한다. 잠깐의 즐거움을 위한 선택은 때론 우리에게 위안을 줄 수 있지만, 지나친 쾌락 추구는 삶에 공허함을 남기고 의미를 잃게 만들 수 있다.


두려움 "도망시스템"

변연계는 우리의 감정을 조절하는 뇌의 중심부다. 그 안에는 편도체라는 위험감지 장치가 있다. 이곳은 우리가 위협을 느끼면 신호를 보내 자신의 몸과 마음을 위험에 대비하게 한다. 우리가 눈과 귀로 얻게 된 정보로 두려움을 느끼고 편도체에서 신호를 보내면 신장 위에 붙은 부신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분비된다. 코르티솔은 스트레스 호르몬이다. 이 물질이 나오면 몸이 긴장한다. 심장이 빠르게 뛰고 호흡이 가파라지며, 신체의 모든 힘을 ‘도망가거나 싸울 수’ 있도록 준비시킨다. 위험에서 벗어나겠다는 하나의 목적을 위해 신체의 모든 에너지가 사용된다. 야수와 다른 민족의 위협이 컸던 수렵 채집인 시절이나 전쟁터에서, 깡패를 만났을 때처럼 생명이나 안전에 직접적인 위협을 느끼는 상황에서는 이런 ‘싸우거나 도망’가는 반응이 반드시 필요하다. 짧은 시간 안에 모든 에너지를 모아 위험에서 벗어나도록 신체가 준비되기 때문이다.

예컨대, 상사에게 몇 차례 지적을 받은 경험이 쌓이면 그 상사가 마치 호랑이처럼 위협적으로 느껴지고, 그 앞에서는 평소와 달리 위축되곤 한다.

하지만 도시생활과 사무직 환경에서 현대인들이 경험하는 불쾌감은 실체가 없는 심리적인 불안감에 가깝다. 이러한 가상의 위협에 지나치게 반응하면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유발하여 정신적, 신체적인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인간의 몸은 긴장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소화장애, 수면장애, 면역력 저하, 우울증 등의 부작용이 발생한다.

이런 심리적 과민 반응은 투자 상황에서도 유사하게 작동한다.

주가가 급락하면 뇌는 즉각적인 위험 회피 반응, 즉 도망시스템을 작동시켜 공포를 느낀다. 이때 편도체가 활성화되며, 몸은 긴장하고 시야는 좁아진다. 전체적인 상황을 조망하지 못하고,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는다. 장기간 지속되는 하락장은 투자자들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공포를 안겨준다. 자신이 모은 자산이 줄어드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큼 고통스러운 경험도 없다. 내가 느끼는 감정이 나를 이끌어 간다. 그 선택이 합리적이지 않을지라도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은 것은 우리의 본성이다.


합리적 자아

뇌를 기능적으로 나누면, 가장 아래에는 생존과 관련된 본능적 기능을 담당하는 뇌간이 있고, 그 위로 감정과 기억을 처리하는 변연계가 위치한다. 우리가 느끼는 강한 감정들, 예를 들어 탐욕이나 두려움 같은 감정은 이 변연계에서 비롯된다. 그리고 가장 바깥에는 대뇌피질, 그중에서도 이성과 언어, 판단을 담당하는 전전두엽이 자리 잡고 있다. 이 영역은 인간의 고등 사고를 가능하게 하며, 흔히 ‘호모 사피엔스의 뇌’라고 불린다. 이는 앞서 언급한 ‘시스템 2’ 또는 ‘고차원적 자아’에 해당하는 영역으로, 수학 문제를 풀거나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처럼 신중한 사고를 요구하는 순간에 작동한다. 속도는 느리지만 비교적 정확한 판단을 가능하게 해준다.

레이 달리오(Ray Dalio)는 그의 저서 『원칙(Principles)』에서 인간의 의사결정 과정을 ‘합리적인 자아’와 ‘감정적인 자아’로 나누어 설명하며, 비슷한 개념을 제시한다. 시스템 1은 빠르고 직관적이며 감정적이지만, 시스템 2는 논리적이고 분석적이다. 이성과 본능, 논리적 사고와 감정적 반응처럼 대립하는 개념이지만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한쪽은 빠르고 직관적이지만 감정적이고 본능적이다. 또 다른 한쪽은 느리지만 정확하고 분석적이다. 올바른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감정적이고 본능적인 반응에서 벗어나 더 적극적으로 시스템 2를 활용해야 한다.

keyword
월, 수, 금 연재
이전 19화리스크를 수용하는 것은 도박을 하는 것과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