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가능한 실패여야 한다

by 페테르

회복가능한 실패여야 한다.

최악의 경우에 대비하라. 레이 달리오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사건의 확률이 0인지 확인하라”고 말한다.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나일강 수위가 가장 높았던 때를 표시해두고, 다음 홍수에 대비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들은 이보다 훨씬 더 심각한 재앙은 고려하지 않았다. 과거에 발생했던 최악의 사건은 늘 그 이전보다 더 심각했다. ‘이전에 이런 일이 없었다’는 말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역사는 끊임없이 새로운 최악의 사건을 기록해왔다.

한 로마 철학자는 이렇게 말했다. “어리석은 이들은 자신이 보았던 가장 높은 산을 세상에서 가장 높은 산이라 믿는다.” 블랙스완은 바로 이런 상황을 뜻한다. 예측할 수 없고, 충격적인 사건. 마치 하얀 백조만 존재한다고 믿고 있었는데, 어느 날 검은 백조가 나타나는 것처럼, 우리가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과거의 경험이 늘 미래를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금융시장에서는 이런 블랙스완이 주기적으로 발생하며, 예측 불가능한 위기를 초래한다. 그렇다면 과거에 시장을 뒤흔들었던 블랙스완들은 어떤 것이 있었을까? 예상치 못했던 몇 가지 금융위기를 간단히 살펴보자.


주요 금융위기 블랙스완 사례

1987년 블랙 먼데이

1987년 10월 19일,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22.6% 폭락

컴퓨터 프로그램 매매, 과도한 차입 투자 등이 원인

전 세계 주식 시장에 연쇄적인 폭락 발생

1997년 아시아 외환 위기

태국 바트화 폭락 → 동아시아 국가 통화·주식 시장 붕괴

단기 외채 의존, 금융 시스템 취약, 투기적 공격 등이 원인

대한민국은 IMF 외환 위기를 겪으며 경제적 어려움 경험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금융 위기

주택 가격 하락, 부실 채권 증가, 금융기관 연쇄 파산 등이 원인

전 세계 경제에 큰 타격, 금융 시스템의 취약성 노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 활동 중단, 금융 시장 위축

공급망 마비, 수요 감소, 경제 봉쇄 등이 복합 작용

글로벌 경제에 충격, 비대면 경제·디지털 전환 가속화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러시아 침공 → 국제 유가 급등, 공급망 불안, 인플레이션 심화

전쟁 장기화, 서방 제재 강화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증가


블랙스완은 예측할 수 없지만,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오늘이라도 개인과 사회를 뒤흔들어 놓을 예상치 못한 사건이 터질 수 있다. "이전에 이런 일은 없었다"는 말은 아무 소용이 없다. 우리는 본질적으로 불확실성 속에서 살아가고 있기에 리스크 관리와 대비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금융 시장의 변동성 역시 예외가 아니다. 언제나 경각심을 놓쳐서는 안 된다.

역사를 돌아보면, 시장은 이미 수차례 거대한 충격을 겪어왔다. 1987년 블랙먼데이 이전에도, 시장을 뒤흔든 위기는 반복되어왔다. 17세기 네덜란드에서 발생한 튤립 투기 거품은 인류 최초의 금융 버블로 기록되어 있다. 1929년부터 시작된 미국 대공황은 10년 넘게 이어지며 전 세계적으로 극심한 경제 침체를 초래했고, 수많은 사람들의 삶을 파탄으로 몰아넣었다. 1970년대 닉슨 대통령의 금본위제 폐지와 중동 오일쇼크로 인한 시장 위기 역시 투자자들에게 큰 타격을 주었다. 이 시기, 찰리 멍거와 릭 게린조차 자산이 반 토막 났다. 특히 릭 게린은 마진콜 압박에 버크셔 주식을 워렌 버핏에게 헐값에 매도해야만 했다. 주식 투자는 단기간에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매력적인 방법으로 알려져 있지만, 동시에 자산을 크게 잃을 수 있는 위험 또한 내포하고 있다.

나일강의 가장 높았던 수위를 기록한다고 해서, 다음 홍수를 막을 수 없는 것처럼 과거의 최악의 시기만 기억하는 것으로는 대비가 되지 않는다. 아무리 탁월한 회사의 주식을 저렴한 가격에 매수했더라도, 시장의 변동성 앞에서는 손실 구간을 견뎌야 할 때가 반드시 오기마련이다. 시장에는 안전하고 확실한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때로 예상치 못한 대형 사건이 발생한다.

블랙스완은 피할 수 없다. 위험은 통제할 수 없다. 그러나 취약성은 통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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