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감정이 우선이다. 변연계

by 페테르

그런데 감정이 우선이다. 변연계,

최근 뇌영상 기술, 특히 fMRI의 발전으로 뇌의 구조와 기능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면서, 인간의 사고와 의사결정에는 감정과 본능이 크게 작용한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밝혀지고 있다. 우리는 항상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논리적으로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이나 습관에 따라 행동할 때도 많다. 이는 인간이 자신의 이익에 따라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린다고 가정하는 기존 경제학의 관점과 달리, 감정에 의해 비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고 보는 행동경제학의 견해를 뒷받침한다. 물론 뇌는 우리의 생각, 감정, 기억 등의 활동을 관리하는 중심 기관으로 매우 복잡하여 그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변화를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뇌의 기능을 살펴보면 우리가 왜 이렇게 감정적이고 비합리적으로 행동하는지 어느 정도 설명이 가능하다.

뇌과학에 따르면 뇌는 기능적으로 뇌간, 변연계, 대뇌피질로 나누어지고, 각 영역은 그 기능에 따라 우리의 선택과 행동에 영향을 준다. 뇌의 가장 안쪽에는 척추와 연결된 ’뇌간(brainstem)이라는 곳이 있는데, 이 곳은 호흡, 심장박동, 혈압.체온조절, 소화기능과 같은 생존에 가장 필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의식에 지배받지 않고 스스로 움직이며 우리 몸을 살아있게 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매번 숨 쉬고 심장이 뛰도록 의식적으로 명령을 내리고 입안에 들어간 음식의 소화를 위해 위와 장이 움직이도록 지시해야 한다면 엄청난 에너지도 소모되겠지만 작은 실수도 생존에 위협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뇌간은 자동적으로 생존에 필요한 필수적인 기능들에 명령을 내리고 생명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공포와 탐욕

뇌간이 인간의 몸을 유지하고 살리는 기능을 한다면 그 위에는 번연계라는 영역이 자리잡고 있다. 이곳은 인간의 감정과 기억을 담당하며 이곳에서 일어나는 활동들이 우리 의사결정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된다. 보통 우리는 인간이 합리적이고 논리적이라 생각하는데 사실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인간은 생각보다 비합리적이고 감정적이다. 특히, 뇌과학에 따라 변연계 안의 ’쾌락중추‘와 ’편도체‘를 살펴보면 우리는 ’탐욕‘과 ’공포심‘ 같은 본능적인 감정에 휘둘리고 의사결정에 영향을 받는다. 쾌락중추는 긍정적인 보상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 탐욕을 유발하고, 편도체는 위험에 대한 공포심을 조성하여 회피 행동을 유도한다. 우리는 자주 감정에 이끌려 비합리적인 선택을 하며 인간이 생각보다 감정적인 존재임을 확인시켜 준다.

’탐욕(욕심)‘과 ’두려움‘은 인간의 가장 강력한 감정이다. 인간은 고통을 피하고 쾌락을 추구한다. 탐욕과 공포, 욕망과 두려움과 같은 우리 마음이 인류를 이끌어 가며 대단한 성취를 이루게도 하지만 같은 마음이 우리를 패망에 이르게도 만든다. 많은 재물을 모으거나 사업적 성취를 이룬 이들 중에도 결국에는 마음속의 탐욕과 두려움을 관리하지 못해 자신과 타인의 삶을 망쳐놓는 경우를 보게 된다. 투자영역에서도 마찬가지다. ’탐욕‘과 ’공포‘라는 감정은 참여자들을 흔들어 놓는 가장 커다란 걸림돌이며 투자실패의 원인이기도 하다. 뇌과학에서는 이러한 감정을 변연계에서 일어나는 ’보상을 추구하는 시스템‘과 ’두려움을 피하려는 시스템‘으로 설명하며 이들 시스템이 우리의 의사결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설명한다.


탐욕 "보상시스템"

탐욕을 자극하는 쾌락중추의 ’보상시스템‘은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을 연료로 삼아 작동하며 이 물질이 분비되면 인간은 쾌감을 느끼게 된다. 도파민은 우리가 실제 즐거움을 경험할 때와 즐거움을 기대할 때 분비되며 동기를 부여해 특정 행동을 반복하게 한다. 우리는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즐겁지만 먹기 전에도 기대감에 행복하다. 여행을 가기 전부터 설렘에 잔뜩 부풀어 오르고 목요일부터 주말을 생각하며 기분이 좋아진다. 우리는 원하는 성과를 기대하며 최선을 다해 노력한다. 살을 빼고 근육을 만들기 위해 운동을 하고 좋은 성적을 위해 열심히 공부한다. 뇌과학자들에 따르면 인간은 즐거움 자체에 반응할 뿐 아니라 즐거움에 대한 기대감에 반응하고 행동한다고 설명한다. 우리가 건강을 위해 운동하고, 미래를 위해 공부하며, 재정 관리를 하는 것은 미래에 보상을 위한 건강한 반응이라 할 수 있다.

욕망은 인간을 움직이는 원동력이며 목표를 세우고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하지만 보상에 대한 과도한 집착은 건강한 삶을 해칠 수 있다. 욕망은 원래 통제가 어렵다. 더군다나 현대 사회의 술, 담배나 스마트폰, 도박, 포르노, 쇼핑과 같이 즉각적으로 보상을 주는 과도한 도파민 분비 상품들이 너무나 많다. 즉각적인 보상을 주는 상품들은 중독을 유발해 삶을 파괴한다. 잠깐의 즐거움을 위한 선택은 때로 우리에게 위안을 줄 수 있지만, 지나친 쾌락추구는 삶에 공허함을 남기고 의미를 잃게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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