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은 직선이 아니다
증상은 나아지는 것 같다가도 다시 고개를 들었다. 한동안 평온했던 날들이 어느 순간부터 다시 흔들리기 시작했다. 어느 날, 엄마가 집 안을 둘러보며 말했다. "누군가 들어와서 내가 둔 물건을 다 바꿔 놓은 것 같아. 그 자리에 있던 건 분명히 내가 둔 물건이었는데." 그 말에 희주는 잠시 말을 잃었다. 불안과 의심이 반복되며 엄마는 점점 더 작은 것들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기 시작했다. 집 안의 소리 하나, 바람 한 번에도 불안이 밀려왔다. 희주는 차분하게 말했다. "엄마, 그런 일은 없었어. 물건이 가끔 옮겨져도 그냥 우리가 쓰다 보면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어." 엄마는 여전히 의심의 눈빛을 보냈지만 희주는 다시 다짐했다. "이건 시간이 필요해."
하지만 그리워하던 평온함은 멀어졌고 일상은 다시 흔들리기 시작했다. 회복이란 결코 일직선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님을 희주는 다시 한번 실감했다. 현실을 받아들이는 게 여전히 쉽지 않았다.
마음속에서 복잡한 감정들이 끓어오르며 결국 눈물이 되어 흘렀다. 울고 싶은 마음은 커졌지만 그것조차 힘겨운 일이었다. 눈물이 흐를 때마다 감정들이 얽히며 더 힘들었다. 희주는 속으로 되뇌었다. "괜찮아, 지나갈 거야."
의사도 말했다. "회복은 일직선이 아니에요. 좋아졌다가 다시 흔들리고, 그게 반복됩니다." 그 말은 희주에게 위로가 되었다. 매번 증상이 나아지면 그 상태가 계속 유지될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음을 깨달았다. 노트에 적으며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좋아졌다가, 다시 흔들리고. 그 반복 속에서 조금씩 나아가는 거야.'
희주는 점차 '후퇴'와 '반복'이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변화는 빠르게 오지 않고 때때로 후퇴가 일어나는 것도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는 걸 깨달았다. 엄마가 다시 망상에 빠져 혼자만의 세계에 갇힌 것처럼 보일 때 희주는 그것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건 단지 그 과정일 뿐." 그 생각이 마음에 자리 잡으면서, 희주는 두려움을 조금씩 덜어낼 수 있었다. 이제, 희주는 앞으로 나아갈 준비를 차근차근해나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