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지남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칸에서 마주치던 사람이 있었다.
월요일 아침, 화요일 아침, 수요일 아침...
날마다 똑같은 시간, 똑같은 칸에서 스치듯 지나가던 사람.
말 한마디 없이 서로의 존재를 묵묵히 확인하며
하루, 한 달, 1년 동안 그렇게 익숙해졌다.
출근길 사람들 속에서 서로를 알아보는 것만으로도
조금은 마음이 편해지는 묘한 위안이 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
처음에는 연차인가? 휴가인가? 생각했지만
하루, 이틀... 바쁜 하루들 속에 묻혀버렸다.
그렇게 계절이 바뀌고
출근길의 공기와 사람들의 옷차람이 바뀌었다.
미팅 때문에 9호선이 아닌다른 지하철 역에 내려 계단을 올라가고 있을 때였다.
그때! 계단을 내려오는 사람들 속에서 그 사람과 눈이 마주쳤다.
나도 모르게 짧게 눈인사를 건넸고
그는 곧바로 눈인사를 되돌려주었다.
순간, 어? 나 저 사람 아는 사람이었나?
돌아보니 맞았다.
매지남! 매일 같은 시간, 지하철에서 마주치던 그 남자.
아.. 회사를 옮겼나... 하고 혼자 속으로 짐작했다.
짧은 눈 맞춤 하나가 마음 한쪽에 작은 흔적을 남겼다.
바쁜 사람들 속에서도
그 순간만큼은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듯했다.
그렇게 N년 뒤,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다시 그를 만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