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쯤이야?
이렇게 조용한 날이 있었나.
연휴의 지하철은 낯설다.
평소라면 사람 냄새, 샴푸 향 그리고 약간의 피곤한 기운이 섞여
숨 쉬기도 버거웠던 지하철이 오늘은 이상하리만큼 비어 있다.
광고 모니터만 묵묵히 돌아간다.
슉ㅡ 슉ㅡ.
평소엔 분명 귀에 들어오지 않던 소리인데
역과 역 사이를 통과하는 소리 하나에도
약간의 정적이 따라온다.
지하철이 여유롭다는 건
어쩌면 도시가 잠깐 멈춰 서 있는 순간일지도 모른다.
이렇게 느리게 움직이는 서울을 본 게 언제였더라.
그러다 고속터미널역.
”이번 역은 고속터미널, 고속터미널역입니다. “
순식간에 공기가 바뀌었다.
문이 열리자 갑자기 사람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짐을 든 사람들, 들뜬 목소리, 캐리어 굴러가는 소리.
그 익숙한 북적임이 이상하게 반가웠다.
이 도시에도 아직 가족과 고향이 남아 있구나
그 생각이 스쳤다.
몇 정거장 지나자 다시 조용해졌다.
마치 방금의 북적임이 꿈이었던 것처럼.
연휴. 서울은 참 묘하다.
고요하다가도 잠깐 북적이고
모두 떠난 것 같아도 누군가는 남아 있다.
결국 도시도 사람도 그렇다.
비워야 다시 채울 수 있는 법이니까.
그리고 그때
”어디쯤이야? “
핸드폰 화면에 메시지가 떴다.
별거 아닌 한 줄인데
이상하게 그 순간
그 짧은 문장이 반가웠다.
ㅡ
지하철팁
연휴엔 무조건 일반행.
평소엔 급행이 빠르지만 연휴엔 정차 간격이 길어지고 배차 간격이 늘어단다.
공항행 승객이 많을 땐 여의도 이후 칸 이동 금지!
연휴 첫날, 김포공항 방향은 여의도역 이후부터 캐리어 행렬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