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대신, 김포공항역에서 내렸다 2

한 정거장쯤, 괜찮잖아.

by 디디로그

문이 닫혔다.

그리고 나만 안 탔다.


이상하게 웃음이 났다.

진짜로 내릴 줄은 몰랐다.

그냥 잠깐 바람만 쐬고 다시 탈 생각이었는데.

열차는 이미 떠나 있었다.


플랫폼엔 나 혼자 남았다.

바람이 스쳤고 지하철이 지나간 공기엔 묘하게

비행기 냄새가 섞여 있었다.


김포공항역은 생각보다 조용했다.

비행기 타는 사람들과 출근 중인 사람들이 한 공간에 섞여 있었다.

누군가는 캐리어를 끌고 누군가는 서류 가방을 들고 있었다.

같은 공간인데 서로 다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었다.


나는 커피 대신 공기의 냄새를 마셨다.

낯설었다.

사람들 틈에 서 있으니

나만 세상에서 잠깐 멈춰 선 사람 같았다.


그때 어디선가 아이 목소리가 들렸다.

"비행기 보러 가자"

그 한마디가 괜히 오래 남았다.


떠나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는 그저 잠깐 쉬고 있는 사람일 뿐이었지만

그게 나쁘지 않았다.


출국장 앞까지 걸어갔다가

표는 사지 않았다.

진짜 떠나기엔 할 일이 많았고

그래도 마음은 이상하게 가벼워졌다.


다시 지하철 승강장으로 향했다.

열차가 도착했고

나는 천천히 그 안으로 들어갔다.


아까와 같은 칸, 같은 자리

그런데 마음은 조금 달라져 있었다.







지하철 팁

가끔은 내리는 것도 다시 타는 것도 용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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