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정거장쯤, 괜찮잖아.
문이 닫혔다.
그리고 나만 안 탔다.
이상하게 웃음이 났다.
진짜로 내릴 줄은 몰랐다.
그냥 잠깐 바람만 쐬고 다시 탈 생각이었는데.
열차는 이미 떠나 있었다.
플랫폼엔 나 혼자 남았다.
바람이 스쳤고 지하철이 지나간 공기엔 묘하게
비행기 냄새가 섞여 있었다.
김포공항역은 생각보다 조용했다.
비행기 타는 사람들과 출근 중인 사람들이 한 공간에 섞여 있었다.
누군가는 캐리어를 끌고 누군가는 서류 가방을 들고 있었다.
같은 공간인데 서로 다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었다.
나는 커피 대신 공기의 냄새를 마셨다.
낯설었다.
사람들 틈에 서 있으니
나만 세상에서 잠깐 멈춰 선 사람 같았다.
그때 어디선가 아이 목소리가 들렸다.
"비행기 보러 가자"
그 한마디가 괜히 오래 남았다.
떠나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는 그저 잠깐 쉬고 있는 사람일 뿐이었지만
그게 나쁘지 않았다.
출국장 앞까지 걸어갔다가
표는 사지 않았다.
진짜 떠나기엔 할 일이 많았고
그래도 마음은 이상하게 가벼워졌다.
다시 지하철 승강장으로 향했다.
열차가 도착했고
나는 천천히 그 안으로 들어갔다.
아까와 같은 칸, 같은 자리
그런데 마음은 조금 달라져 있었다.
지하철 팁
가끔은 내리는 것도 다시 타는 것도 용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