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밀고, 나는 잠시 멈춘다
오늘도 밀리고 있었다.
사람한테 일한테 마음한테.
그때 들렸다.
"밀지 마세요."
문이 열릴 때마다 들리는 말인데
오늘은 이상하게 정곡을 찔렀다.
요즘 나는 뭘 그렇게 밀어붙이고 사는지 모르겠다.
일도 사람도 감정도.
조금만 더 하다 보면 늘 나만 밀려 있었다.
출근길 9호선 안.
서로의 어깨가 닿고 숨소리가 겹쳤다.
누군가의 가방 모서리가 팔에 닿았지만
굳이 피하지 않았다.
다들 사정이 있으니까.
"밀지 마세요"
그 말이 들릴 때마다
이상하게 마음이 내려앉았다.
그래, 굳이 안 밀어도 되는데.
조금 늦는다고 세상이 끝나는 건 아닌데.
문이 닫히려는 순간,
누가 "조심하세요"하고 말했다.
그 말이 묘하게 따뜻했다.
힘이 아니라, 배려였다.
그게 오늘의 유일한 온기였다.
세상은 계속 밀겠지ㅡ
기한도 일정도 마음도.
그래도 나는 오늘,
조금 덜 밀리고 조금 덜 밀기로 했다.
지하철 팁
가끔은 한 발 늦게 타는 게 제일 빠른 방법일 때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