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칸만 비어 있었을 뿐인데

비어 있는 자리는 늘 이유가 있다.

by 디디로그

단 한 칸만 비어 있었다.

그게 문제였다.


누가 봐도 빈자리였는데

이상하게 아무도 앉지 않았다.


그 앞에서 사람들이 잠깐 멈췄다.

눈으로 서로를 살피고

가방을 손에 꼭 쥐었다.

그 몇 초의 정적이 묘하게 어색했다.


'뭔가 있겠지'

누구도 말하지 않았지만

다들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상한 건

그 자리가 끝까지 비어 있었다는 거다.


가끔은 이유가 없어도

사람들은 같은 눈치를 본다.

서울의 정적은 그렇게 만들어진다.


나도 그 자리를 한참 바라보다가

문득 마음속에도

저런 자리가 하나쯤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비어 있는데

괜히 다가가기 망설여지는 자리.


그래서 우리는 자주 말한다.

"나중에 앉지 뭐"

그러다 결국 누군가가 먼저 앉는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냥 평범하게 지나간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 한 칸이

오늘 하루를 다 설명하는 것 같았다.


비어 있다고 해서

누구나 앉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용기가 필요하고

그 용기는 생각보다 빨리 사라진다.







지하철 팁

비어 있는 자리는 늘 이유가 있다.

근데 그 이유는

대부분은 우리가 만들어낸 상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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