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딸부잣집의 막내딸이다. 언니가 둘이고 게다가 나이차이가 많이 나서 언제나 시끌벅적했다. 내가 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전 첫째 언니의 사춘기가 시작되었고, 숨돌릴틈 없이 그다음 차례는 둘째 언니였으며, 잊을만할 즈음 내 사춘기가 찾아왔다. 내 사춘기는 공교롭게도 둘째 언니의 입시와 겹쳤다. 질풍노도의 시기라는 중2병도 대한민국 고3 입시스트레스 아래에서는 꼬리를 내릴 수밖에 없었다. 이때 가장 많이 한 생각은 "하루빨리 독립해야지."였다. 성인이 되면 당연히 독립을 할 수 있었던 생각이 착각이라는 것을 인지하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독립을 하려면 돈이 필요한데 부모님의 반대 때문에 독립 지원금을 받을 수 없었고 그러니 독립을 할 수 없었다. 독립을 원해도 부모님의 반대가 있으면 스스로 경제적인 독립이 먼저였고 이게 먼저 행해지지 않으면 독립을 못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독립을 시도해 보기도 전에 이렇게 간단하게 귀결되는 결말이 내 오랜 소망을 비웃는 것 같았다. 그런데 이 소망이 이뤄졌다. 정확히 말하면 그 방법을 찾아냈다. 바로 숙식알바. 기숙사도 주고 밥도 주는데 오히려 돈도 벌 수 있다니, 안 할 이유가 없었다. 몇 년 고민했던 해결점이 찾아지는 순간 묵은 체증이 싹 내려가는 느낌이었다. 충청도, 경상도, 강원도, 제주도 이렇게 전국 4도에 발도장을 찍었다. 내가 살고 있는 경기도와 친가인 전라도를 제외하고는 숙식알바로 가봤으니 대한민국 일대를 알바로 다 돌아본 셈이다. 나는 숙식알바로 일도 하고 여행도 했다. 이렇게 내 숙식알바 일대기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