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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YR Nov 12. 2024

유튜브를 보다가 유튜버가 되다

이 작은 목표에 설렌다

코로나가 터지기 직전 2020년 1월.

갑자기 주식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꼭 주식이 아니더라도 투자를 해서 돈을 벌고 싶었다.


재태그, 부동산, 짠돌이.. 이것저것 

유튜브 영상을 엄청 보기 시작했다.


그러다 작은 돈으로도 투자할 수 있는 주식을 하기로 결정했다.

출퇴근 시간에 주식 방송을 아침저녁으로 빠지지 않고 봤다.


영상에서 시키는 대로

책도 사서 읽고 투자 리포트도 봤다.

그 바쁜 대행사에 다니면서 주식 유튜브를 출퇴근하면서 놓치지 않았다.

당시 삼프로TV는 나에게 삶의 활력이기도 했다.


1년 이상을 줄기차가 보다가

퇴사하면서부터 출퇴근 시간이 없어지니

주식 유튜브를 띄엄띄엄 보기 시작했고

그쯤 주가도 많이 빠져서 주식 유튜브를 보지 않게 됐다.


하지만 시간이 많으니 새로운 유튜브를 더 보기 시작했다.

정치, 건강, 패션, 교육 및 입시, 건축, 인테리어, 여행, 살림

그리고 최근에는 영어학습을 위한 영어 관련 영상들


유튜브 중독인가?

정말 많은 시간 유튜브를 시청했다. 


그런 내가 이젠 유튜버가 되기로 했다.

갑자기 오늘!!


아들이 3일 전 마스터즈 수영대회에서 금메달을 땄다.

그러면서 아이의 지난 수영 영상들을 죽 보다가

이렇게 묵혀두기는 아들의 소중한 노력과 땀, 눈물이

그냥 잊힐 수도 있을 것 같아 유튜브에 기록하기로 했다.


아이가 힘들어할 때, 즐거워할 때, 기록을 단축했을 때, 

기록이 안 줄어들 때, 다쳐서 경기에 못 나갈 때, 

38도를 넘는 고열을 이겨내고 여섯 개의 경기를 뛸 때

경기에서 실격당했을 때...


2년간 웃음과 눈물과 안타까움이 담긴 시간들. 

그 노력과 땀, 눈물에는 엄마인 나도 함께했다.

사실은 나의 기록이기도 하다.


갑자기 노트북을 열고 2시간 동안 6개의 영상을 단숨에 올렸다.


홍보대생사를 다녔지만

영상 업로드는 아래 직원들이 했기에 

오늘이 처음이었다.


보고서 쓸 때만 그렇게 들락날락했던

유튜브 스튜디오에 들어가

오디오 삽입, 길이 조절 등 간단하게 편집하고 업로드했다. 


뿌듯하다.

아이의 노력이 내 눈앞에 다시 보이는 것 같아서.

더 이상 남의 영상에만 시간을 쏟아붓지 않게 돼서.


지난 2년 동안 차곡차고 쌓인 아들의 수영 영상을 

올해까지 업로드할 수 있게 게으름 피우지 말아야지.

좀 더 매끄럽게 편집해 올려야지~


뭐지?

이 작은 목표에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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