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선생님을 좋아하는 마음으로 자랐다

선생님과 학생 사이

by 수진 ㅣ 교육자

학창시절, 나는 좋아하는 선생님이 있었다.

선생님을 좋아하는 마음은 특별한 힘이 있어서, 그 과목의 공부를 더 잘하고 싶게 했고, 발표를 한번 더 하고 싶게 했으며, 남들에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성실함을 품게 했다. 그렇게 나는 선생님을 좋아하는 마음으로 자랐다.


선생님을 9년 만에 다시 만났다.

저 많이 컸죠, 하고 싶었는데 선생님의 모습뿐 아니라 나를 바라보시는 눈빛마저도 예전과 같았다. 나는 선생님이 되었지만, 나의 선생님 앞에서는 단숨에 학생으로 돌아갔다. 내가 잘하고 있는 것과 해낸 것들을 한참 신나게 쏟아내다가, 우리 반 애들이랑 다를 게 없구나 싶어서 웃음이 났다. 선생님은 그때와 다름없이 내 얘기를 가만히 다 들어주셨다.


선생님과 학생은 어떤 사이인지 생각해 본다.

방학식 날, 급식을 먹고 있는데 우리 반 애기들 3명이 손 꼭 잡고 쪼르르 오더니 “선생님 한 학기 동안 저희를 가르쳐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선생님 사랑해요 “라며 손하트를 만들어줬다. 아기참새 같은 목소리로 해맑게 웃는 아이들이 그렇게 사랑스러울 수가 없었다. 나는 더 좋은 교사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밥을 대충 먹었다.


선생님을 보며 교사를 꿈꾼 내가 이제는 아이들을 보며 더 좋은 교사가 되기를 다짐한다. 나는 선생님을 좋아하는 마음으로 자랐는데, 선생님이 되고 나니 이제는 아이들을 좋아하는 마음이 나를 자라게 한다. 좋아한다는 게 이렇게 좋은 거라니!


문득 궁금해진다.

이런 나를 보는 선생님의 마음은 어떨까?

이런 나를 보는 아이들의 마음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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