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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
-스틱스강을 건널까?
by
이연수
Jul 8. 2021
파산
이정림
마포대교 수면 밑 방은 넓다
2호선 순환선이 돌고 돌아
오늘은 새로운 직업을 얻
어
그는 노숙자로
내용증명과 돌려막지 못한
수표와 어음들은
물안에서 자라지 못한 편지
로
미쳐 부치지 못한 바람조각들
수많은 꽃들의 눈빛
찾은 둥지 두렵지 않
아
다리밑 그는 집을 지었다
나뒹굴던 소주와 과자도 끼니로
달빛 벗삼아 조우
하고
생체시계 서성거
리면
새벽이슬로 목축이고
박무로 얼굴 씻
어
얼굴빛은 녹슨 이끼처럼
나무 아래 석양을 널고 있다
노을빛 바랜 익지 못한 시간들
주머니 속에는 공기만 찰랑거리고
방황 그리고 자꾸만 어딜 가고 없는
지울 수 없는 나의 길
젊음의 단추가 떨어져
나가면
어제는 어제가 아니고
오늘은 오늘이 아
닌
약속된 내일이 없
어
달빛에 걸린 차가운 은수저
꺼내 그리움 떠먹
으면
신문지를 몸에 감아 한기를 베어
내고
가족들 얼굴은 민들레 씨앗처럼
수신자 불명의 편지 답장이 없고
오늘은 계속 출렁거리고
2호선은 순환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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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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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작가
강아지와 고양이 블루스
저자
시집 [블루홀], 전자시집[강아지와 고양이 블루스> , 에세이[부모의 사춘기 공부], 제5회 아산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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