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림
공원 어둠사이 달빛 내려앉은 작은 시장
리어카 세워놓고 할머니는 밤의 돗자리를 깔았다
소쿠리 안 햇살이 흘린 땀방울이 영글었다
쑥부쟁이, 벌개미취, 깻잎, 쑥갓, 오이, 호박
지나온 세월을 흥정한다
‘아주메 상추 사이소’
‘아저씨 토마토 사이소’
‘금방 따온 가지 사이소…’
폭염과 더위가 서성인다
공원을 돌고 돌아
할머니를 생각하고
어머니를 생각하고…
행락객은 측은함을 계산중
어둠의 지폐를 세고 나니
밭이 한웅큼 비닐봉지 안에 들어왔다
떨이라고 했던 할머니의 야채
별빛과 달빛에 버무려져
새로운 손님의 풍경으로
소쿠리는 수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