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등이 주는 가치/ '결과'보다는 '과정'을
안녕하십니까. 어느덧 벌써 4번째 글로 인사드리고 있는 만큼, 항상 읽어주시는 분들께 감사의 말씀 먼저 드립니다. 비록 보잘것없는 글 일수 있지만, 여러분이 나아가고자 하는 삶의 방향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2등이라는 주제로 한번 이야기를 풀어보자 합니다. 여러분은 2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2등이라는 단어는 여러 가지 생각이 드는 단어라고 생각합니다. '1등이 아니라 아쉽지만, 2등도 잘한 거야' '한 끗 차이로 1등이 되지 못한' 등 대단한 성과이면서 동시에 아쉬움, 미련 등이 생각나는 위치라고 생각합니다. 일상생활이 아닌 스포츠로 예시를 들어보면, 2등이라는 위치에 대해 더욱 쉽게 느낄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스포츠에서 챔피언의 자리에 앉을 수 있는 사람은 1명입니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월드컵 우승팀, UFC 챔피언 등 최고의 자리는 딱 한자리 뿐입니다. 승리의 여신은 양쪽 손을 들어주지 않고, 하늘 아래 두 개의 태양이 존재하는 일은 없는 것처럼, 1등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수많은 종목에서 셀 수 없는 선수들이 끊임없이 경쟁의 굴레 속에 살아갑니다. 그리고 이들의 목표는 언제나 '1등'을 향해 있습니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다'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스포츠 세계에서도 1등이 가지는 영예와 가치는 압도적입니다. 사람들 대부분 1등의 기록을 더욱 오래 기억하고, 오래된 역사를 회상할 때 '당시 1등은 ooo였다'라고 보통 말하는 것이 이를 대변합니다. 반대로 2, 3등 역시 대단한 기록이지만 1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잘 기억되지 못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1등에 그늘에 가려져 금방 잊히거나, 때로는 모든 이슈와 주목을 빼앗기고는 합니다. 그래서 스포츠 세계관에서 1등과 2등은 한 끗 차이라고 볼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보았을 때는 비교할 수 없는 가치를 보유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포츠에서 1등만큼 기억되는 2등 역시 존재하곤 합니다. 결과적으로 보았을 때 1등, 챔피언이 되지 못했고, 2등이라는 위치에 평생 머물렀지만 사람들은 그들이 1등인 것처럼 환호하고, 축하해 줍니다. 1등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한 2등의 노력을 알아주고, 실패했다고 규정하지 않는 모습은 1등의 영광을 넘어서는 무언가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과연 무엇일까요? 오늘 소개드릴 선수는 영원한 2등이지만, 결국 모두에게 인정받은 남자 '더스틴 포이리에(Dustin Poirier)'입니다.
-선수 소개
이름: 더스틴 글렌 포이리에 (Dustin Glenn Poirier)
출생: 1989년 1월 19일/미국 루이지애나주 라피엣
신체: 175cm/70kg/183cm (평체 84~86kg)
전적: 41전 30승 10패 1 무효 (15 KO)
링네임: The Diamond
주요 타이틀: UFC 2대 라이트급 잠정 챔피언
*잠정 챔피언: 챔피언이 모종의 이유로 방어전이 불가할 때, 체급 내 상위 2명이 맞붙어서 승자가 받는 타이틀이다. 승자는 챔피언 타이틀 매치를 보장받으며, 챔피언이 타이틀 박탈, 반납 시에 다음 챔피언으로 승격된다.
-Fighter's Story
<루이지애나 문제아>
포이리에가 5살일때, 그의 부모님은 이혼하게 되며 어머니 홀로 그를 키웠습니다. 어머니 Jere Folley Chiasson에 의하면, 유년기 반항, 비행을 일삼는 문제아였다고 합니다. 그녀가 말하길 '초등학교 1학년 때, 몰래 학교에서 나와 네 블록 거리에 있는 식료품점으로 들어가 911에 전화를 걸고 학교에 가고 싶지 않다고 전화했어.' '또 그가 15살 일때, 나는 조합약을 배달하기 위해 밴 2대를 가지고 있었어. 어느날 일찍 퇴근해서 집으로 운전하고 있었는데 반대편에서 내 밴이 내려오는 것을 보았어. 그리고 그게 더스틴이었지!'
어린 나이부터 비행을 일삼던 그는 질 나쁜 친구들과 어울리며 술을 마시고, 싸구려 타투를 몸에 두르며 매일 길거리 싸움을 하는 사고뭉치의 삶을 살게 됩니다. 매일 사고를 치는 바람에 그가 16살일 때, 중학교에서 퇴학 및 보호관찰 명단에 오르는 불명예스러운 삶을 살게 됩니다. 막장에 가까운 삶을 산 대가로 법원 프로그램을 이수하거나, 소년원에 들어가는 일이 잦았습니다. 학교가 그에게 감옥같은 곳이라면, 강압적인 규율을 매일 지켜야 하는 소년원은 그에게 지옥과도 같은 곳이었습니다. 또한 소년원에서 같이 지내는 사람들을 보며 자신 역시 이러한 삶은 제대로 된 삶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소년원 속에서 주변인들을 반면교사 삼으며, 더이상 이전과 같은 삶을 살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한 그는,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됩니다. 굥교롭게도 정답은 바로 싸움이었습니다. 그는 어린시절, 혼란스러운 가정환경 속에서 싸움을 통해 마음의 평화를 찾았다고 말합니다. 한 인터뷰에서, '나의 할아버지는 싸움꾼이었고, 아버지 역시 그러했다. 내 안에는 그들의 피가 흐른다.' 라고 말합니다. 이를 통해 그가 싸움과 밀접한 관계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동시에 레슬링을 수련한 것, 10살때 15살 되는 아이의 치아를 박살내었다는 소문 역시 이를 뒷받침합니다.
소년원에서 나오자마자 그가 찾은 곳은 학교가 아닌 바로 체육관이었습니다. 그는 체육관에서 MMA를 접하면서 자신의 삶의 가치 및 인생의 목표를 정하게 되었습니다. 체육관에 다니기 위해 잔디를 깎는 일부터, 건설 현장 일까지 가리지 않고 돈을 벌었습니다. 모은 돈으로 복싱과 주짓수를 다니며 본격적인 파이터로 살아가고자 마음먹었습니다. 싸움으로 소년원에 드나들던 소년은 역설적이게도 싸움을 통해 자신의 삶을 바꾸고자 했습니다. 그의 싸움의 대한 재능과 열정은 남달랐습니다. 그의 前 코치인 '팀 크레듀어'는 포이리에와 스파링이 끝난 이후 마우스피스를 뺐는데, 입에서 상당한 피가 나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자신을 몰아세운 아마추어 파이터를 보고 '애는 무조건 챔피언감이다'라고 말하며 충격받았다고 합니다.
이러한 싸움에 천부적인 재능과 열정이 합쳐진 포이리에는 아마추어 전적 7경기 전승, 2009년 첫 프로 MMA무대를 밟게 됩니다. 이 역시 1라운드 1분 19초 KO 승리를 따내며, 이후 치뤄질 6경기 모두 전승하며 프로데뷔 총 7경기 7피니쉬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보유하게 됩니다. 이러한 성적을 인정받은 그는 데뷔 1년 후인 2010년, 경량급 파이터들의 주 무대로 알려진 WEC에서 활약하게 됩니다.
<순탄치 않은 길, 좌절과 시련>
압도적인 전적과 달리 그의 WEC 첫 경기는 패배로 기록되었습니다. MMA 커리어 첫 패배를 당한 만큼 사람들 역시 큰 무대는 쉽지 않다라고 생각했지만, 곧바로 다음 경기에서 난전 속 1라운드 KO승을 따내며 여론을 잠재웠습니다. 이와 동시에 WEC가 UFC로 인수되면서 포이리에 역시 자연스럽게 UFC로 넘어오게 되었습니다. 동시에 체급을 아랫체급인 페더급으로 낮추며 4연승이라는 우수한 성적을 거두게 됩니다. 훗날 UFC 페더급 챔피언이 되는 '맥스 할로웨이'를 암바로 잡아내며 할로웨이 커리어 최초 서브미션 패라는 기록을 만들어냅니다.
상승 주가를 달리는 포이리에가 다음에 지목한 선수는 다름아닌 '코리안 좀비' 정찬성 선수 였습니다. 당시 정찬성은 UFC에서 최초로 '트위스터'라는 기술로 서브미션 승을 따내고, 차기 타이틀 도전자였던 '마크 호미닉'을 단 7초만에 KO시키며 '데이나 화이트' UFC 회장의 열혈한 지지를 받고 있었습니다. 동시에 화끈한 경기로 팬들에게도 사랑받는 정찬성을 잡고 더 높은 위치와 인기를 얻고자 포이리에는 지속적으로 정찬성을 콜 아웃 했습니다. 이러한 외침에 두 선수의 경기가 2012년 'UFC on FUEL TV 3' 메인 이벤트로 발표됩니다.
하지만 기세만으로 승리를 쟁취하는 것은 어려웠습니다. 두 선수 역시 화끈한 공방전을 보여주며 훗날 2012년 최고의 명경기에 선정되는 경기 결과는 정찬성 선수의 승리였습니다. 정찬성의 4라운드 '다스초크' 기술로 서브미션 패를 당하게 된 포이리에는 2년만에 패배를 겪으며 슬픈 얼굴을 쉽게 감추지 못했니다. 그는 이 경기에 모든것을 걸었기에 승리하지 못해 슬프지만, 정찬성의 승리를 축하해주는 스포츠맨쉽을 보여주는 동시에 자신은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무너지지 않는 각오 역시 보였습니다.
더욱 성장하기 위해 그는 고향 루이지애나를 떠나 플로리다주에 위치한 '아메리칸 탑 팀 (ATT)'로 체육관을 옮기게 됩니다. 또한 WEC 3대 페더급 챔피언을 지냈던 '마이크 브라운'이 그의 코치가 됨으로써, 포이리에의 역시 다시한번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게 됩니다. 이전에는 자신의 주짓수를 통한 서브미션 승리들이 많았다면, 마이크 브라운을 만나고 나서는 더욱 발전된 복싱 실력으로 승리를 따냈습니다. 그러나 그는 다시는 잊지 못한 강력한 한 상대를 마주치게 되는데....
그는 바로 '코너 맥그리거' 였습니다. 페더급 선수들을 KO시키며 올라오던 아일랜드 초신성인 맥그리거를 상대로 경기를 가지게 된 포이리에는, 선수로써 평정심을 잃게 됩니다. 바로 맥그리거와 그의 팬들이 자신의 아내를 욕하고 끊임없이 협박하며 포이리에의 멘탈을 공격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였습니다. 그는 '그때 영상을 보지 않아도 생생히 기억나. 내가 싸우는 상대 중에서 이정도로 싫어하는 애는 없었어. 난 코너를 죽일꺼야.' 라고 말하며 맥그리거를 죽이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UFC 역사상 손꼽히는 트래쉬 토커인 맥그리거의 멘탈 공격이 먹혀든 것인지, 그가 웃으면서 경기장에 오르는 모습을 보자 포이리에의 머릿 속은 완전히 엉망이 되고 맙니다. 결국 그는 1라운드 1분 46초에 펀치KO 당하며 다시 한번 패배의 쓴맛을 들이킵니다. 당시 랭킹 역시 포이리에 5등, 맥그리거 9등이었기에 언더독에게 완전히 잡아먹힌 신세가 되어버렸습니다. 이렇게 포이리에는 상승세를 유지하지 못하고 한번씩 미끄러지며 여러 좌절을 맛보게 됩니다.
<부서지지 않는 '다이아몬드'>
맥그리거전 패배의 원인을 자신의 멘탈을 잡지 못한 점, 감정을 추스르지 못해 평정심을 찾지 못한 점이라고 생각하며, 감정에 휩싸이지 않고자 다짐합니다. 동시에 큰 2번의 패배에도 그는 무너지기보다, 오히려 새로운 시작이라 생각합니다. 자신의 대해 스스로 생각하고, 보완하는 시선을 기르게 된 포이리에는 페더급은 자신의 체급이 아니라고 판단, 데뷔 초와 같이 다시 라이트급으로 체급을 올리는 선택을 합니다. 당시 평균체중이 약 80Kg 에 육박하던 포이리에한테 페더급은 20kg 가까운 체중 감량이라는 무리한 선택지를 요구했습니다. 그는 감량의 대한 문제를 덜어내고자 라이트급으로 다시 체급을 올려 활동하게 되며, 체급 이동 후 4연승을 하며 다시한번 기세를 끌어올립니다. 중간에 '마이클 존슨'에게 KO로 패배하며 미끄러지는 모습을 보였지만, 그는 이전과 달리 패배로부터 배우는 자세를 보여줍니다. '매 시합을 마칠 때 마다 더 나은 선수가 되는 것 같다.'라고 말하는 포이리에의 모습은 마치 다이아몬드 원석이 가공되어 빛나는 보석처럼 보입니다.
'다이아몬드' 포이리에가 무너지지 않고 계속해서 도전하는 이유는 그의 아내와 딸 때문입니다. 그가 문제아였던 중학생부터 만나 20살이 되었을 때 결혼까지 한 아내 '졸리 포이리에'. 그녀는 포이리에가 고향을 떠나 새 체육관으로 옮길 때, 자신이 다니던 대학교까지 중퇴하고 전적으로 그를 도왔습니다. 그녀는 포이리에의 첫 시합을 차로 데려다 주거나, 시합에서 패배하고 좌절 할 때 항상 옆에서 버팀목이 되어왔습니다. 연이어 2016년, 포이리에 부부에게 소중한 생명이 찾아오게 됩니다. 바로 딸 '파커 포이리에'를 출산하게 된 것입니다. 이는 포이리에 인생의 또다른 전환점을 주게 되는데, 이전에는 혼란스러운 자신을 위해 격투기를 했다면, 이제는 사랑하는 아내와 딸을 위해 싸우는 파이터로 거듭나게 됩니다.
이전과는 다른 마음으로 싸우는 포이리에는 체급 내 강자들과 싸우며, 자신이 왜 차기 챔피언인지 사람들에게 보여주었습니다. 前 라이트급 챔피언 '에디 알바레즈', '앤소니 페티스'와 경기에서는 자신의 장기를 보여주었고, 당대 최고의 난전 파이터인 '저스틴 게이치'를 상대로 또 한번 최고의 명경기를 펼쳤습니다. 총 358회 유효타 중 346회 유효타를 성공시켰으며, 분당 22회라는 경이로운 수치를 기록해 자신의 건재함을 증명했습니다. 에디 알바레즈와 1차전은 알바레즈의 반칙 니킥으로 무효가 되어 서로에게 아쉬운 경기가 되었지만, 2차전에서 완전히 각성한 포이리에는 2라운드에 前 챔피언을 상대로 KO 승리하며 당당하게 챔피언을 콜아웃 했습니다.
하지만 2018년 하빕과 맥그리거의 경기 후 난투극 사건으로 인해, 두 선수 모두 출전 금지 징계를 받으며 체급 내 갑작스러운 정체가 걸리게 됩니다. 당시 상승세였던 포이리에 한테는 상당히 불리한 상황이었습니다. 이내 UFC는 타이틀전 추진이 아닌 '잠정 타이틀전'을 열어 이를 해결하고자 했습니다. 공교롭게도 그 상대는 자신이 7년전 이겼던 '맥스 할로웨이'였습니다. UFC 데뷔전에서 포이리에게 첫 패배를 당한 할로웨이는 이후 페더급에서 13연승 및 체급 내 압도적인 챔피언이었던 '조제 알도'를 잡고 페더급 챔피언이 된 상태였습니다.할로웨이는 두 체급 챔피언을, 포이리에는 자신의 첫 벨트를 목표로 두고 두 선수는 2019년 애틀랜타에 위치한 '스테이트팜 아레나' 에서 경기를 가지게 됩니다.
4월 13일, 라이트급에 도전하는 단 한명의 선수를 가리는 매치는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모았습니다. 과거와 달리 이제는 타격 귀신이라 불리는 '맥스 할로웨이'를 상대로 포이리에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많은 MMA팬들의 궁금증을 자아냈습니다. 1라운드에는 할로웨이의 압박속에 포이리에가 밀리는 듯 했지만, 체급 내 강펀치로 유명한 포이리에의 주먹에 할로웨이 역시 타격을 허용하며 그로기에 몰렸습니다. 2라운드 역시 비슷한 양샹으로 흘러갔으며, 3라운드 할로웨이가 다시 한번 포이리에를 구석으로 몰아붙히며 위기에 봉착했지만, 자신 역시 보통내기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듯 반격을 성공시킵니다. 4라운드에는 할로웨이의 목을 잡고 클린치 자세를 만들어 니킥을 꽃으며 전세 역전을 만들어 내었으며, 마지막 5라운드는 두 선수 모두 자신의 모든것을 걸고 공방전을 벌였습니다. 경기 종료 이후 서로 피범벅이 된 모습은 두 선수가 25분 내 모든것을 쏟아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역사에 남을 명경기를 펼친 두 선수 중 승자는 과연 누구였을까요? 승리의 여신은 포이리에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그라운드와 타격을 잘 섞어주며 만장일치 판정승을 따낸 포이리에는 이 승리로 자신의 커리어 첫 벨트를 손에 넣게 됩니다. 비록 잠정 챔피언 벨트였지만, 포이리에는 눈물을 멈추지 못하고 'What did I say!, I'm the fu*king champ(내가 뭐랬어! 내가 챔피언이야!) 라고 외칩니다. 이 모습은 많은 MMA 팬들을 감동시켰으며, 아직도 포이리에를 떠올리는 상징적인 순간으로 기억됩니다.
<세번의 눈물, 포기하지 않는 정신>
포이리에는 커리어 상 총 3번의 타이틀전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9전 29승 무패 파이터 '하빕 누르마고메도프', 제 글의 첫 번째 주인공 '찰스 올리베이라', 마지막으로 現 웰터급 챔피언 '이슬람 마카체프'와 싸웠습니다.
잠정 타이틀을 딴 포이리에 앞에 남은 상대는 단 한명이었습니다. 당시 27전 27승 무패전적을 기록하고 있던 챔피언 '하빕 누르마고메도프'를 넘어서야 진정한 챔피언이 될 수 있었습니다. 첫 타이틀전 상대부터 압도적인 상대를 만난 포이리에지만, 자신 역시 산전수전 다 겪고 올라온 선수였기에 그는 전혀 기죽지 않았습니다.
2019년 9월 7일, 아부다비에서 열린 UFC 242에서 두 선수가 맞붙게 됩니다. 이슬람교 신자가 다수인 만큼, 경기장에 들어선 팬들 대부분 하빕을 응원했습니다. 기세가 죽을만도 한 상황이지만, 포이리에는 오히려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전장에 들어섰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냉정했습니다. 무패의 전적을 그진 챔피언은 자신이 왜 무패인지 보여주었습니다. 1라운드에는 챔피언의 강한 레슬링에 아무 대처도 하지 못하고 시종일관 깔려있는 포이리에였지만, 2라운드 자신의 강점인 강한 타격을 적중시키며 챔피언을 압박했습니다. 하지만 챔피언은 UFC 내에서 손꼽는 그래플러였으며, 그와 싸웠던 다른 선수들 역시 이 부분에 당해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3라운드, 시종일관 강한 태클에 압박당하던 포이리에는 순간 하빕의 목을 잡고 길로틴 그립을 완성시키며 승기를 잡았지만, 상대의 몸통을 완전히 고정시키지 못해 이내 포지션을 쉽게 역전당하고 맙니다. 오히려 챔피언에게 백포지션을 내어준 포이리에는 이내 목 사이 빈틈을 노출시키게 되었고, 챔피언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리어네이키드 초크 그립을 완성시킵니다. 제대로 걸린 초크에 포이리에는 곧바로 탭을 치게 되었고, 그의 첫 타이틀 도전은 패배로 마무리됩니다.
생애 첫 타이틀전과 동시에 벨트를 얻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지만, 패배로 장식하게 된 포이리에는 아쉬운 마음에 눈물을 참지 못합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점에 팬들을 실망시켜 죄송하다고 전했습니다. 동시에 이번 경기를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벨트를 따지 못해 상실이 크다는 점을 반복적으로 말합니다. 하지만 포이리에는 이를 통해 자신이 보완해야 할 점, 패배에 개의치 않고 이를 인정하는 모습을 통해 자신이 더욱 성장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첫 타이틀 도전은 패배로 장식했지만, 포이리에는 이에 굴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상위 컨텐더의 자리에서 자신에게 도전하는 모든 상대를 다 받았으며, 자신의 자리를 노리는 떠오르는 탑 컨텐더 '댄 후커'를 상대로 바로 복귀전을 가집니다. 그는 '턱이 부실한 포이리에'를 꺾고 다음 타이틀 샷을 받겠다고 수위 높은 발언을 하며 포이리에를 도발합니다. 포이리에 역시 실력차이를 보여주겠다며 맞대응 했으며, 두 선수는 5라운드 내내 화끈한 타격전을 벌이며 치열한 공방전을 만들었습니다. 경기 결과는 포이리에의 만장일치 판정승, 자신이 왜 탑 랭커인지 건재함을 보여주었습니다. 여담으로 이 경기는 2020년 최고의 경기라는 극찬을 받았으며, 댄 후커는 경기 종료 직후 곧바로 구급차를 타고 이동했다고 합니다.
이후 포이리에는 과거 자신을 이긴 '코너 맥그리거'와 2차전을 가지게 됩니다. 과거 자신을 1라운드 KO시킨 맥그리거인 만큼, 많은 사람들은 이전처럼 상성상 맥그리거가 유리하며, 라이트급으로 올라와 수많은 혈전을 치뤄 몸에 데미지가 쌓인 포이리에의 내구성 우려 등을 언급했습니다.
그러나 포이리에는 모두의 의심을 뒤로하고 맥그리거를 상대로 KO승을 거두며 복수전에 성공합니다. 이전과 달리 맥그리거의 도발에도 평정심을 유지하고, 코치진의 전략을 수행했습니다. 맥그리거의 오른발이 앞으로 나와있는 자세를 보고, 지속적으로 카프킥을 이용해 무게중심을 공략했습니다. 맥그리거의 카운터 왼손은 특유의 엘보 가드로 방어하며, 맥그리거의 다리에 누적 데미지를 쌓았습니다. 이에 2라운드 맥그리거는 자신의 다리에 이상이 생겼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이미 누적된 데미지로 스텝이 둔해진 상태였으며, 포이리에는 이를 놓치지 않고 케이지 구석으로 몰아 타격으로 압박했습니다. 속수무책하던 맥그리거는 결국 포이리에의 라이트훅을 맞고 쓰러지게 됩니다.
'깎이고 깎여 영롱해진 다이아몬드가 왕의 눈을 멀게 했습니다! 더스틴 포이리에!'
6년만의 리벤지에 성공 및 맥그리거의 첫 KO패를 안겨준 포이리에. 이어 맥그리거와 3차전 역시 승리하며 타이틀 도전에 한발 더 다가가게 됩니다.
그의 두번째 타이틀 도전 상대는 '찰스 올리베이라' 였습니다. 하빕의 은퇴로 공석이 된 라이트급 챔피언 자리를 두고 '마이클 챈들러'와 경기에서 승리한 올리베이라는 첫 방어전 상대로 포이리에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맥그리거와 2번의 경기에서 더욱 발전한 모습을 보여준 포이리에였기에, 사람들 역시 큰 기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포이리에 또한 이전처럼 신중한 경기 운영을 통해 전략을 잘 이행하여 승리하고자 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두 선수는 2021년 12월, UFC 269에서 맞붙게 됩니다.
포이리에의 두번째 도전, 결과는 달랐을까요? 슬프게도 이번 역시 패배하게 됩니다. 1라운드는 자신의 강점인 복싱으로 압박하며 몇 번의 타격을 맞춰 상대를 그로기 상태에 빠트리는 등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복부 니킥에 큰 데미지를 받게 됩니다. 동시에 2라운드에는 상대의 지속적인 엘보우 공격과 그라운드로 끌려가 속수무책으로 파운딩을 맞게 됩니다. 이에 체력을 많이 소진한 포이리에는 순식간에 백을 잡히게 되며, 등에 올라탄 올리베이라의 압박에 반응하지 못하다가 리어네이키드 초크에 걸려 다시 한번 탭을 치게 됩니다.
전체적으로 압박은 잘했지만, 상대의 뛰어난 주짓수 실력과 클린치 후 복부 니킥, 그라운드 속 스크램블 상황을 유도한 상대의 전략에 휘말리고 만 경기가 되었습니다. 상대의 주짓수를 너무 견제해서 그라운드를 피하고자 한 것과 맥그리거를 침몰시킨 카프킥 전략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 부분이었습니다. 전략에만 치중한 나머지 평소와 달리 신중한 경기가 오히려 독이 된 부분이었으며, 그렇게 그의 두번째 타이틀 도전 역시 패배로 마무리됩니다.
보통 두번째 타이틀 경기에서 패배하면, 많은 팬들은 이 선수는 앞으로 타이틀 전선에 뛰어들기보단, 흥행을 위한 머니 파이트를 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포이리에 역시 '타이틀과는 거리가 멀어진 선수', '적당히 몇 경기 뛰다가 은퇴할 선수' 라는 평가를 받게 됩니다.
하지만 그는 사람들의 냉정한 평가에도 굴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2024년 3월 10일 열린 UFC 299에서 나타납니다. 당시 랭킹 3등 포이리에를 콜아웃한 한 선수가 있었는데, 그는 랭킹 12등 '베누아 생 드니' 였습니다. 그는 격투기 선수를 하기 이전, 프랑스 육군 특수부대에서 복무한 이력이 있으며, 실제 전투에도 참전한 적이 있었습니다. 포이리에와 싸우기 전 4연승을 통해 기세가 한참 오른 선수였으며, 이전 상대를 잡고 난 후 '더스틴 포이리에, 그에게 전쟁을 선사할 것' 이라며 도발했습니다. 포이리에는 이 경기 이전 KO패배를 당한 시기라, 포이리에 입장에서 경기를 지게 되면 잃은 것들이 너무나도 많은 경기였습니다.
그러나 포이리에는 오히려 경기를 수락하게 됩니다. 그는 경기 전 인터뷰에서 '이 경기는 나를 테스트하는 자리다. 젊은 녀석과 함께 불 속으로 뛰어드는거지. 돈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아. 돈을 위해 싸우는게 아닌 나 자신을 증명하고 싶은 거야. 라고 합니다.
포이리에는 다시 한번 자신이 왜 탑 5 컨텐더인지 증명합니다. 1라운드 상대의 그라운드와 타격에 맥을 못추리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내 2라운드 자신의 주특기인 난전 속 한방으로 생드니를 쓰러트립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는, 자신 역시 생드니와 같이 하위 랭커였던 시절 상위 랭커들이 기회를 주었던 시절이 떠올라 경기를 수락했다고 말합니다. 동시에 생드니의 터프함을 칭찬하는 등 뛰어난 스포츠맨쉽을 보여주며 자신의 저력을 증명해냈습니다.
포이리에보다 상위 랭킹에 있던 선수들이 패배, 경기 거절 등으로 타이틀전에 물러나게 되자. 다시한번 그에게 기회가 찾아오게 됩니다. 어쩌면 그의 마지막 타이틀 도전이 될 수도 있는 기회였습니다. 상대는 前 라이트급 챔피언이자, 포이리에의 첫 타이틀 상대였던 하빕의 팀 동료인 '이슬람 마카체프' 였습니다. 포이리에의 전 상대였던 올리베이라를 이기고 타이틀에 올랐기에, 역시 이번 도전도 쉽지 않은 길을 걸어야 했습니다.
나이도 어느정도 찼으며, 어쩌면 자신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 포이리에는 평소와 달리 만반의 준비를 합니다. 항상 타이틀전마다 발목을 잡아왔던 그라운드 게임을 보완하고자 스파링 파트너로 폴란드 레슬링 국가대표 출신이자, 랭킹 7등의 '마테우스 감롯'과 6주간의 훈련을 가집니다. 후회없는 경기를 위해, 생에 주어진 마지막 기회를 위해 포이리에는 최선을 다해 훈련을 끝마칩니다.
2024년 6월 2일, UFC 302에서 맞붙은 두 선수. 1라운드 시작과 동시에 챔피언의 강한 압박에 손쉽게 그라운드로 끌려들어가게 되며 서브미션에 당할 위기에 처하지만, 침착하게 방어에 성공해내며 마무리짓습니다. 이어지는 2라운드에는 상대방의 수 차례 태클 시도에도 이전과 달리 케이지 구석으로 밀리기보다, 손쉽게 방어해내며 성장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챔피언 역시 타격으로는 자신이 한수 아래라고 판단했는지, 타격으로 풀어가기 보다 지속적으로 태클 공격을 시도했습니다. 이전과 달리 침착하게 경기 운영을 하고 있었지만, 뭔가 한방이 크게 부족한 느낌이었습니다. 3라운드 역시 상대의 압도적인 태클에 방어는 성공하지만, 방어에만 너무 의존하는 플레이를 보여주었습니다. 마카체프의 암바 시도에 위기가 찾아왔지만, 포기하지 않는 정신으로 방어에 성공해내며, 지속적으로 스탠딩 싸움을 유도합니다. 그동안 챔피언을 상대로 비등한 모습을 보여준 선수가 몇 없었기에, 사람들 역시 끝까지 포이리에의 승리를 기대했습니다.
4라운드 역시 침착하게 방어에 성공해 내며, 굴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챔피언의 이마에 강한 엘보우 공격으로 스크래치까지 내며 점차 기세를 회복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5라운드 초반 역시 태클과 클린치 공격에 안정적인 대응을 하며 한 치 앞도 모르는 승부를 만들어 냅니다. 그러나 5라운드 2분대, 마카체프가 페이크 이후 들어간 태클에 오른 다리를 내어주며, 다시 한번 테이크다운 당하게 됩니다. 지속적인 태클 공격에 체력이 많이 소진되어 있었기에 쉽게 넘어지게 되었으며, 챔피언은 이를 놓치지 않고 곧바로 다스 초크 그립을 만들어냅니다. 설상가상으로 오른다리까지 묶이게 되며 완전히 잠긴 포지션에 당해버린 나머지 초크 압박에 저항하지 못하고 탭을 치게 됩니다.
마지막 타이틀 도전마저 패배하며, 자신은 더이상 챔피언이 될 수 없겠다고 생각하게 된 포이리에. 경기 후 인터뷰에서 마카체프의 승리를 인정하고 축하해주지만, 마음 한켠에는 씁쓸함과 미련이 남아있었습니다. '계속 싸운다면 난 뭘 위해서 싸워야 해? 그냥 싸울수는 있지만 그런식으로 50번을 싸워왔어. 그렇지만 이게 은퇴라고는 확신하지 못할 것 같아.' 라며 은퇴에 대한 암시 또한 남겨두었습니다. 비록 포이리에게는 또 다른 패배의 순간이라 생각이 들 수 있었지만, 많은 격투기 팬들은 압도적인 챔피언을 상대로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준 것을 높게 평가하곤 합니다.
<영원히 빛나는 다이아몬드>
은퇴에 대한 암시를 하고 나서 약 1년 뒤인 2025년 7월 19일, 한 매치업이 공개되며 많은 팬들을 다시 흥분시키게 됩니다. 포이리에가 자신의 고향 루이지애나에서 경기를 가진다는 소식이었습니다. UFC 318에서 그와 맞붙는 선수는 바로 '맥스 할로웨이'. 당시 페더급 챔피언 '일리아 토푸리아'를 상대로 다시 벨트를 탈환하려 했지만, 막강한 펀치에 KO를 당한 이후, 라이트급으로 월장한 상태였습니다. 이후 저스틴 게이치와 대결에서 경기 종료 1초를 남겨두고 UFC 역사상 최고의 피니쉬 장면을 만들어, 최고의 상남자를 위한 특별 벨트인 'BMF' (Baddest Mother Fu**er) 3대 챔피언으로 자리잡은 상태였습니다. 둘은 이 벨트를 두고 다시 한번 만나, 트릴로지의 마무리를 장식하고자 했습니다.
본인 스스로가 마지막 싸움이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대부분 사람들 '포이리에의 마지막 경기'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할로웨이 입장에서 UFC 데뷔전 상대이자, 첫 패배를 안겨준 장본인에 대한 마지막 복수를 할 수 있는 기회이기에, 포이리에의 은퇴전 상대로 안성맞춤이었습니다.
뉴올리언스 스무디킹 센터, 루이지애나의 다이아몬드 '더스틴 포이리에'가 마지막 경기를 위해 입장합니다. 고향에 돌아온 영웅처럼 많은 팬들이 그의 입장을 환호했습니다. 루이지애나의 문제아 소년이 많은 사람들의 환호를 받는 모습은, 마치 챔피언이 고향으로 금의환양하는 모습처럼 보였습니다. 벨트가 없어도 마치 챔피언처럼, 포이리에는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경기장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격투기 인생 마지막 상대를 마주보며 전장에 나설 준비를 마칩니다.
1라운드, 킥으로 거리를 재며 난타전을 봉쇄하는 할로웨이. 이에 포이리에는 쉽게 상대에게 붙지 못하고 자신의 강점을 보여주지 못하게 됩니다. 할로웨이는 지속적으로 포이리에와 거리를 유지하며 타격을 치고 빠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때 할로웨이의 원투 콤보가 정확히 적중하며, 포이리에는 순간 다운당하게 됩니다. 이대로 허무하게 경기가 종료되나 싶었지만, 포이리에는 순간적으로 몸을 돌리며 빠져나오며 방어에 성공합니다.
2라운드 역시 킥으로 포이리에를 몰아세우며, 자신의 장기인 연타를 이용해 포이리에를 압박합니다. 포이리에 또한 이를 의식하고 자신의 거리를 만들어 내어 할로웨이에게 붙어보려 하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다시 한번 큰 펀치를 허용해 다운당하며 위기에 처하지만, 가드 포지션에서 서브미션을 잡으려고 시도하며 가까스럽게 방어에 성공합니다. 라운드 종료 10초 전, 포이리에가 가깝게 붙어 꽃은 훅이 할로웨이를 다운시키며 전세역전을 일으키나 싶었지만 시간이 부족해 실패하고 맙니다. 두 선수 모두 한번씩 다운을 따내며 경기는 더욱 치열하게 불타오릅니다.
이어지는 3~5라운드 또한 서로 거리를 유지하며, 펀치 공방전을 가져갑니다. 할로웨이는 경기장을 넓게 쓰며 펀치와 킥의 콤비네이션을, 포이리에는 계속해서 할로웨이에게 붙기 위해 펀치 콤비네이션을 이용합니다. 서로의 수 싸움과 펀치력을 의식하기 때문에 두 선수 모두 자신의 전략을 충실하게 이행합니다. 5라운드 종료 10초를 남겨두고 할로웨이가 경기장 한 가운데서 포이리에에게 난타전을 제안했고, 두 선수는 남은 힘을 쥐어짜며 펀치를 교환합니다. 종료 버져가 울리고 두 선수의 마지막 경기는 화끈한 난타전으로 종료됩니다.
두 선수의 트릴로지 결과는? 할로웨이가 만장일치 판정승으로 승리하며 복수에 성공하는 엔딩으로 끝나게 됩니다. 마지막을 승리로 장식하면 더욱 좋았겠지만, 자신의 고향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팬들 앞에서 당당하게 싸우는 모습을 보여준 포이리에에게 박수갈채가 쏟아집니다. 할로웨이 역시 '지금은 내가 주인공이 아니잖아요. 모두 그를 위해 박수쳐 주세요.' 라고 짤막한 인터뷰로 포이리에의 은퇴식을 장식했습니다.
포이리에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팬들에게 정말 감사해요. 저는 한 번도 싸움 외에 주변을 바라본 적이 없었어요. 항상 싸움에 몰두하면서 다음 목표를 향해 버텨왔거든요. 제 가족을 책임져야 했으니까요. 그러나 이번 주는 달랐어요. 모든 팬들에게 사랑받아 왔다는 것, 루이지애나 여러분과 UFC에게도 감사해요. 정말....너무 감격스러운 순간이에요. 저는 단지 꿈을 쫓았을 뿐인데 어떻게 이런 많은 분들에게 영감을 드렸을까요. 평생 감사할꺼에요. 모두 사랑합니다.'
이어 UFC는 그를 은퇴를 축하하는 기념 영상을 틀어주며, 그의 위대한 업적을 팬들과 다시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합니다.
'감사해요 정말로. 이런 삶을 살고 또 이런 여정들을 가졌다는 게요. 정말 멋진 경험이었고, 데이나랑 UFC에게 다시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어요. 저 같은 사람에게 인생을 개척할 수 있는 무대를 주고, 가족들이 안정적으로 살 길을 만들어줬으니까요. 평생 빛졌어요. 팬들....UFC에게도....MMA라는 스포츠에게도....이 길을 걸을 수 있었던 것 자체가 그저 감사할 뿐 입니다.'
'우리의 다이아몬드는 영원할 겁니다! 바로 그 다이아몬드는 라피에트 루이지애나의 것이죠! 라피에트의 다이아몬드 '더스틴 포이리에' 였습니다!'
現 UFC 해설 위원이자 그를 인터뷰한 고향 동문 '다니엘 코미어'의 마지막 멘트로, 루이지애나의 영원한 다이아몬드는 박수갈채와 환호로 명예롭게 은퇴 할 수 있었습니다.
-Motivation
세상은 끊임없는 경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최고의 성적을 내기 위해, 자신이 최고임을 증명하기 위해 경쟁의 판에 발을 들입니다. 남보다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고 우월함을 입증하려는 노력은 우리 사회를 움직이는 거대한 동력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모두가 1등인 세상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늘 아래 두 개의 태양이 없듯, 챔피언의 자리는 언제나 단 하나뿐입니다. 1등이 탄생함과 동시에 2등과 3등, 그 이하의 순위가 정해집니다. 승자에게만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와 명예는 1등이 되지 못한 이들에게 자신의 현 위치를 뼈아프게 체감하게 만듭니다.
여기, 평생을 바치고도 끝내 '정식 챔피언'이 되지 못한 한 남자가 있습니다. UFC의 전설적인 파이터, 더스틴 포이리에입니다.
포이리에는 커리어 내내 단 한 번도 정식 챔피언이 된 적이 없습니다. '잠정 챔피언'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기도 했으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완전한 1등으로 평가받지는 못하는 자리였습니다. 그는 언제나 챔피언의 문턱에서 좌절하는 '도전자'였으며, 삶을 바쳐 노력했음에도 끝내 벨트를 손에 넣지 못했습니다.
그렇다면 1등이 되지 못한 그는 실패한 선수일까요? 저는 결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의 이치는 냉혹하여 승자의 기록만을 남기려 하고, 2등은 대개 1등의 그림자 아래 쉽게 잊히곤 합니다. 그러나 포이리에의 서사는 다릅니다. 그는 2등임에도 불구하고 챔피언보다 더 깊은 울림으로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습니다. 그 비결은 바로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과정' 그 자체에 있었습니다.
지속적인 패배에도 불구하고 그는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대신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고 다시 옥타곤으로 올라갔습니다. 최선을 다했음에도 1등이 되지 못한 수많은 평범한 사람들은, 그의 처절한 도전을 보며 자신의 삶을 투영하고 지지와 공감을 보냈습니다. 그의 이야기는 2등의 삶이 결코 1등의 실패작이 아니라, 그 자체로 얼마나 가치 있고 빛날 수 있는지를 깨우쳐 주는 매개체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다시 물어야 합니다. 과연 1등만이 가치 있는 삶일까요?
저는 1등의 영광만큼이나 2등의 분투도 가치 있는 삶이라 믿습니다. 최선을 다했지만 목표에 닿지 못했다고 해서 좌절할 필요는 없습니다. 대신 생각을 전환해 보기를 권합니다. 결과라는 지점보다는 그곳까지 이르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는 것입니다. 내가 걸어온 길을 돌아보는 기회, 그 기회를 통해 스스로 성장하는 법을 배운다면 우리는 이미 1등 그 이상의 위치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다이아몬드는 처음부터 빛나지 않습니다. 깎여 나가고 깎여 나가는 고통스러운 세공의 시간을 견뎌낸 뒤에야 비로소 영롱한 빛을 발합니다.
오늘도 각자의 자리에서 아름다운 다이아몬드가 되기 위해 기꺼이 세공의 과정을 견뎌내고 있는 여러분의 하루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