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팀도 서비스 인터뷰좀 해볼까요?
우리의 서비스를 쓰는 사람들은 서비스를 어떻게 생각할까? 어떤 점을 불편해할까? 종종 구글 폼 등을 뿌려서 설문을 얻고는 하지만, 정말 도움이 되는 정보인지는 모른다. 실제 사용자 경험 인터뷰를 진행하는 데는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할까?
인터뷰이를 불러서 금액을 지불하기로 하고 60분간의 소중한 인터뷰 시간을 얻었다. 평소에 어떤 애플리케이션들을 쓰는지? 가족관계가 어떻게 되는지? 어떤 일을 하는지? 기본 사항들은 최대한 미리 수집해놓는다.
이로써 실제 인터뷰 시간을 절약할 수도 있고, 인터뷰 과정에서 인터뷰이가 사전조사와 다른 말을 한다면 거짓말을 하는지, 숨은 이유가 있는지 판단해 볼 수도 있다.
초보자의 경우, 오늘 내가 꼭 들어야 하는 것은 뭐지? 몇 번이고 되뇌어본다. 다양한 방향의 질문지를 작성하다 보면, 중요한 목적이 흐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 옷이 멋지시네요!
우리는 친하거나 신뢰가 가는 사람에게 속 이야기를 더 많이 하곤 한다. 간단한 칭찬이나 스몰 토크로 빠르게 라포를 형성한다. 자연스럽게 인터뷰로 이어지게 할 수도 있다.
ex) 오늘 옷이 멋지시네요! -> 평소에는 어떻게 옷을 사세요? (쇼핑 관련 질문으로 연결)
인터뷰 중 정서적으로 민감한 질문을 할 때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데, 이럴 때는 나의 경험을 먼저 오픈하는 방법도 있다. 비슷한 고민이나 경험을 공유한다면, 상대방도 자기 얘기를 좀 더 쉽게 털어놓을 수 있다.
1. 녹화와 녹음을 진행한다는 양해를 구한다. 민감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으므로, 분석 이외에 다른 곳에 사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전달한다.
(녹화로 비언어적 요소를 촬영하는 것도 좋지만, 민감할 경우 녹음으로 맥락을 기록하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2. 솔직한 개인의 경험을 듣고자 하는 것을 명시한다. 눈치를 보며 타인의 의견을 상상해서 말한다든지 할 필요가 없음을 짚어준다.
3. 정보보안 서약서 등을 작성한다.
온라인 쇼핑에 관해서 질문하려고 하더라도, 처음부터 온라인 쇼핑을 물어보지는 않는다.
인터뷰이가 '이 사람이 이 부분을 궁금해하는구나! 이 부분만 대답해야지.' 하고 한정된 부분만 생각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들어야 하는 것은 총체적인 사용자 경험이다.
예를 들면,
1. 평소에 옷을 어떻게 사세요?
넓은, 애매한 질문을 던져 처음으로 어떤 생각을 떠올리는지 알 수 있다.
2. 바지를 구매했던 경험을 이야기해주시겠어요?
목적은 온라인을 듣고 싶지만 온, 오프라인을 일부러 한정 짓지 않는다. 오프라인일 수도 있고, 둘 다 해당될 수도 있다. 총체적 경험을 알아보기 위해서이다.
3. 최근에 바지를 온라인에서 구매했던 경험을 얘기해주시겠어요?
-> 여기서 끝나지 않고, 재연을 해달라거나, 실제 구매 내역을 보여달라고 한다.
(말과 달리 애플리케이션을 찾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유저 기억이 확실치 않을 때도 유용하다.)
-> 경쟁사 서비스를 시연해달라고 하고, 우리 서비스를 비교해서 써보게 한다.
(사용 과정에서의 서비스 간 비교가 가능하다.)
응용으로, 좁게 질문을 하다가 넓히는 방법도 있다.
ex) 오늘 오기전에는 어떻게 드셨어요? -> 그럼 평소에는 어떻게 드세요?
포장시 좋았던 경험이 있나요 / 나빴던 경험은 무엇인가요 / 인상적인 포장 경험이 있었나요
평소에 온라인 쇼핑을 어떻게 하세요? -> 안해요. (...)
듣고 싶은 주제인 온라인 쇼핑을 하지 않는다는 상대방에게 당황하지 말자.
그렇다면 역으로 오프라인으로만 쇼핑하는 이유를 물어본다.
-> 온라인 쇼핑에서는 재질을 확인하기가 어려워서요.
비싼 옷을 사는데 직접 보고 구매해야된다고 생각해요.-> 생각하시기에 비싸다는건 어느정도 가격대인가요?
이런 꼬리물기 질문으로 가격대에 대한 상대의 멘탈모델을 알 수가 있다.
60분의 인터뷰라고 하면 중간 5분~10분 정도 쉬는 시간을 가질 수도 있는데,
이때 참관하는 동료들의 추가 질문을 받아서 이후 인터뷰에 녹여서 질문해 본다.
이때 동료들의 추가 질문이 많다면, 내가 사전에 질문지를 잘 작성했는지 반성해 본다.(...)
왜 포장을 이용하세요?
피해야 하는 질문 중 하나다. 쉽고 간편하게 정답을 얻고 싶은가? 여러 경험을 들어서, 숨겨진 WHY를 알아내는 것은 우리의 일이다. 인터뷰이는 있지도 않은 이유를 생각해서 만들어낼 수도 있다.
차라리 내가 정리하여 Paraphrase(의역, 요약)을 해주고 -> 이게 맞을까요? 물어보자.
(하지만 이 방법도 유도질문이 될 수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
자세하게 얘기하지 않고 단답형으로 대답하는 인터뷰이가 올 경우 시간이 남을 수 있다. 이때는 준비한 질문들이라도 빠르게 마무리한다.
인터뷰이가 투 머치 토커인 경우 반대로 삼천포에 빠져 시간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이때는 다양한 경험을 듣되, 중점적으로 들어야 하는 분야를 집중적으로 유도해 본다. 하지만 이야기들이 섞이고 연결되면서 생각지도 못한 인사이트를 발견할 수도 있다.
두 가지 경우가 있을 수 있다.
1. 마지막에 나눈 이야기를 반복해서 말한다.
이 경우는 크게 의미가 없다고 볼 수가 있다.
2. 인터뷰 중간중간 나왔던 내용을 더듬어서 얘기한다.
이 경우 인터뷰이에게 강렬하게 인식된 내용이라고 판단되므로 중요한 정보로 정리한다.
우리 서비스의 정의라든지, 멘탈 모델을 알 수가 있다.
이때, 보여주기식의 화려하고 있어 보이는 미사여구를 덧붙인 정의는 크게 신뢰하지 않는다.
인터뷰가 끝난 이후 녹취록을 다시 들어보며 너무 말을 빨리 끊지 않았는지, 흐름을 잘 탔는지 등을 복기해본다. 경영진이나 다른 팀원에게 녹취록으로 뉘앙스를 전달하는 방법도 설득력을 높이는데 용이하다.
어떤 분야던지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겠지만, 인터뷰를 여러번 경험할수록 숙달되는 인터뷰어가 될 것입니다. 더욱 자세한 내용은 UX리서처 김은희 님의 인터뷰를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https://youtu.be/inxJ8OfWtnw?si=2ldnFVxD0GYdGxHk
* 이 콘텐츠는 국내 최대 4050 여성 패션 플랫폼 '퀸잇' 을 운영하고 있는 라포랩스의 UX리서처 김은희님과의 세미나를 바탕으로 정리해 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