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여인의 침대 전쟁
“칼레! 안데스! 에바 로타! 거기 있니?”
식스텐은 흰 장미군 가운데 누군가가 창 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대답해 주지 않을까 싶어서 빵 공장 다락방을 올려다보았다.
흰 장미군 사령부에서 도통 인기척이 없자 융테가 중얼거렸다.
“대체 다들 어디 간 거지?”
(중략)
2년 전 조용한 여름밤, 흰 장미군과 붉은 장미군의 전쟁이 시작된 뒤로 전쟁은 벌써 3년째로 접어들었지만 양쪽 군대 중 어느 쪽도 지겨워하는 낌새가 없었다. 오히려 안데스는 ‘30년 전쟁’이라는 좋은 본보기도 있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옛날에도 그렇게 긴 전쟁을 치렀는데 우리라고 못 할 건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