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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와 달 Aug 25. 2023

건배

산다는 것은

아슬한 출렁다리 위를 담담히 걷는 것임을 이미 알고 있었지만

지둥 치듯 성난 물소리에 쫓기어 매번 잊는다


술을 가득 마시고

흔들거리는 갈래길과 치열한 논쟁을 펼치다가

이리저리 비틀거리면서도 그 자리로 돌아가고 있음을 홀연히 깨닫는다


그것 참, 별 일 아니구나!

술을 마시는 이유는 흔들리는 삶의 어지러운 진동에 맞춰 나도 비틀거릴 수 있기 때문에

그리하여 흔들리는 길 위에서 넘어지지 않고 버틸 수 있기 때문에


오늘도 술잔 속에 출렁이는 삶을 담고,

공허한 울림이 될지언정 거나하게 외친다.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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