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것은
아슬한 출렁다리 위를 담담히 걷는 것임을 이미 알고 있었지만
지둥 치듯 성난 물소리에 쫓기어 매번 잊는다
술을 가득 마시고
흔들거리는 갈래길과 치열한 논쟁을 펼치다가
이리저리 비틀거리면서도 그 자리로 돌아가고 있음을 홀연히 깨닫는다
그것 참, 별 일 아니구나!
술을 마시는 이유는 흔들리는 삶의 어지러운 진동에 맞춰 나도 비틀거릴 수 있기 때문에
그리하여 흔들리는 길 위에서 넘어지지 않고 버틸 수 있기 때문에
오늘도 술잔 속에 출렁이는 삶을 담고,
공허한 울림이 될지언정 거나하게 외친다.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