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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와 달 Aug 08. 2023

쓸쓸함에 대하여

쓸쓸함에 대하여


파도는 지우려 밀려오지만

오히려

몰아 쉬는 하얀 숨결로

텅 빈 모래밭을 가득 채운다

그리고

파도가 남긴 쓸쓸함 겹겹이 쌓인

갯바위


멀리서 들려오던 파도소리가

끝내 창문을 두드린다

투명한 유리창을 지나와

내 방을 가득 채우는 하얀 숨결

그 뒤로 넘실거리며 밀려오는

너의 하얀 미소

나는 우두커니 갯바위가 된다


괜찮다

쓸쓸해져야 그리워지니

그리워져야 살아낼 수 있으니

괜찮다

네가 밀려와도

내가 쓸쓸해져도


**쓸쓸함은

그리움의 마중물이다

그리운 이들

그리운 시절

그리운 그곳

손바가지만큼의 쓸쓸함으로

메마른 내 우물이

가득 찰 수 있다면

때로는

쓸쓸해질 만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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