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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와 달 Sep 21. 2023

바람 부는 날, 귀뚜라미 소리 들려오는

바람 부는 날, 귀뚜라미 소리 들려오는


휘몰아치는 바람에 맞서다가

문득 바람의 위로를 받고 있음을 깨닫는다


비스듬 고개 돌리니

애써 외면하려던 세상의 다른 모습 보이고


헝클어지는 머리카락에 찔려

차마 울지 못했던 눈물이 흐르고


휘날리는 옷자락이 도대체 뭐라고

꽉 움켜쥔 몸뚱이가 비로소 가여워진다


타는 태양도 장대 같은 빗줄기도 칠흑의 어둠도 너무 아픈 사랑도 아직 닿지 못한 꿈도

이와  같겠지


모든 순간 모든 곳에서 귀뚜라미 소리 들려온다

한 없이 깊어가던 그 가을밤을 놓지 않고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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