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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와 달 Sep 26. 2022

기억

시간의 질곡

<기억>

    

시간의 질곡을 견뎌온

흔적 선명해지는 잎새 사이로

흩어지는 빛의 파편이

왼 가슴을 찌른 순간

묻혀 있던 기억이

비명을 지른다


시계추의 흔들림에 갇힌 기억은

외면할 수도 떼어 낼 수도 없다

나지막이 수인번호를 세는 소리

시계추가 똑딱똑딱 최면을 걸면

의식은

지난날의 영상 속으로 가라앉는다


기억이 비롯된 작은 샘

산과 들을 지나는 강으로 흐르고

머나먼 바다 되어 펼쳐져도

목이 타는 깊은 밤이면 다시 샘을 찾는다


시간의 질곡은

잊히지 않는 기억의 질곡

해마다 낙엽으로 떨구려는

고행의 나무 속가슴에도

지울 수 없는 주름 한 줄 더 새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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