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리 노트르담 성당에서
운명
하늘이 열리는 순간
노트르담 성당의 돌난간에
날카로운 발톱을 박고
아득한 시간을 지켜 온
녀석의 날개 끝이 움찔거린다
잠시 후면
작은 틈 사이로 새어 나온
푸른빛이 하늘을 물들여
좁은 문의 흔적을 지울 터
어서 날개를 펴라
돌난간을 박차고
힘껏 날아올라라
한 때 네가 자유로이
비행하던 그곳으로 향해라
이제껏 그곳이 몽상이었다 한들 어떠랴
이제 날아 올라 네 삶으로 만들어라
그 자리를 지키는 것이
너의 운명이었다면
그곳을 향해 날아오르는 것도
너의 운명이 될 수 있다
운명은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