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에도 코스모스가 먼저 피었습니다>
매일 지나던 이 길에
가을이 오고 있음을
미처 몰랐습니다.
어느 날
연분홍색 향기로 피어 난
길가의 코스모스를 보고서야
가을을 살기 시작합니다
이 코스모스들은 한결같습니다.
생각해 보니 지난해에도
그 지난해에도 오래전 그 해에도
익숙한 몸짓으로
가을이 오는 길을 열어 주었습니다
이제야 깨닫습니다.
가을에도 꽃이 피는 이유를
코스모스 없이 가을이 온다면
그 쓸쓸함을 어떻게 감당할까요
이제야 깨닫습니다
내 계절마다 한결같이 피어나는
코스모스 닮은 당신의 이유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