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타 준, 수풍석 뮤지엄에서
<물과 바람과 돌>
- 이타미 준, 수풍석 뮤지엄에서
하늘이 되어버린 지붕 위로도
비를 담아 호수가 된 마당 안에도
세상이 가득하다
하늘을 향해 지붕을 열어
호수를 담은 집은
이렇게 세상을 품고 있었다
나무 사이사이 틈으로 만든 벽을 지나
바람이 잠시 머물다 떠나간다
바람을 가둘 수는 없는 일
바람이 지나는 길을 내어 놓고서야
바람을 만날 수 있었다
창을 통해 들어온 마음이
깊은 어둠을 비춘다
고마운 그 마음 주저앉지 않게
어둠 한 조각이 반듯한 돌이 되었다
물은 세상을 품어 안고
바람은 세상과 소통하고
돌은 세상을 받쳐준다
** 때로는 물처럼, 때로는 바람처럼, 때로는 돌처럼……때로는 생각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