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탄강 잔도 길에서 >
오후 햇살이
흔적을 남긴 길
한 줌의 따스함으로
더 짙어지는 겨울날
이 길의 끝에서
어떤 만남을 기대하고 있든
쪼개진 벼랑 가로지르는
한탄강의 아우성을
지나쳐야 한다
서울의 흐린 별 아래서
기억해 낸
사막의 선명한 별들
시간 여행자처럼 찾아오는
아우성치던 사막의 밤
이 길의 끝이
반복되는 어제의 풍경 속으로
다시 이어질지라도
한탄강의 아우성은
메아리치며 맴돌다
어느 바람 많은 날
문득 찾아오는
위로가 될 것이다
깨질까 조심스레 담아 놓은
풍경소리가
어느 텅 빈 하루를
가득 채웠듯이.
**시간의 축에도 중력이 작용한다.
흔히 기억이라고 불리는 그것은
뉴턴의 사과처럼 어느 날 뚝! 떨어져
나를 충만하게도 하고
성찰하게도 한다.
소중히 간직한 것들이 그러하듯
지나친 시간도
그냥 흘러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