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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와 달 Dec 08. 2022

한탄강 잔도 길에서

<한탄강 잔도 길에서 >


오후 햇살이

흔적을 남긴 길

한 줌의 따스함으로

더 짙어지는 겨울날

이 길의 끝에서

어떤 만남을 기대하고 있든

쪼개진 벼랑 가로지르는

한탄강의 아우성을

지나쳐야 한다


서울의 흐린 별 아래서

기억해 낸

사막의 선명한 별들

시간 여행자처럼 찾아오는

아우성치던 사막의 밤


이 길의 끝이

반복되는 어제의 풍경 속으로

다시 이어질지라도

한탄강의 아우성은

메아리치며 맴돌다

어느 바람 많은 날

문득 찾아오는

위로가 될 것이다


깨질까 조심스레 담아 놓은

풍경소리가

어느 텅 빈 하루를

가득 채웠듯이.


**시간의 축에도 중력이 작용한다.

흔히 기억이라고 불리는 그것은

뉴턴의 사과처럼 어느 날 뚝! 떨어져

나를 충만하게도 하고

성찰하게도 한다.

소중히 간직한 것들이 그러하듯

지나친 시간도

그냥 흘러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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