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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나의 첫 음원발매

by 디아쏭

첫 음원발매란 초산과도 같다. 나에게서 나온 분신이자 뼈를 깎는 고통으로 창조된 산물이다. 더욱이 모든 것이 처음이라 과정마다 시간도 오래 걸리고 서툴다. 그런 첫 아이가 세상 밖으로 나온 순간 뿌듯하고 보람차지만 한편으론 그 아이가 어떤 아이로 자라게 될지 몰라 한껏 예민해진다. 내 음악을 들은 사람들이 어떠한 평가를 내려줄지, 내 음악에 공감해 주는 사람은 있을지, 잠재력을 알아봐 주는 사람이 있을지 등 그 모든 반응에 촉각이 곤두선다.


나의 첫 음원은 가장 직관적이고 원초적인 감정을 다룬 노래였다. 우리 집 강아지가 무지개다리를 건너고 가족들이 매우 힘들어했는데 그 이야기를 하면 좋겠다 싶어 노래로 만들었다. 우리 ‘하루’는 집에 들어오면 그게 누구이건 반갑게 맞이했고 오늘도 고생 많았어하는 위로를 건네던 존재였다. 그랬던 녀석이 무심하게 우리 곁을 떠나버린 후 텅 비어버린 적막한 거실에 계속 머무를 수가 없었다. 우리는 각자의 방으로 들어가 각자의 방식대로 그 녀석을 애도했다.


굿바이 찰리 너를 보낼게

소파에 앉을 때도 네 생각나겠지 텅 빈 거실 볼 때마다 네가 그리워지겠지

우--


내 첫 곡이 발매되자 음악에 대한 내 마음이 더욱 가벼워졌다. 나의 흔적을 남기는 이 작업을 최대한 오랫동안 영위하고 싶어졌다. 내 생각과 감정, 인생을 담아내어 내 음악을 듣는 사람들이 그 의미를 찾을 수 있게 보물찾기 하듯 곳곳에 숨겨놓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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