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윤선 앨범 수록곡 Breakfast in bagdad는 마치 내가 바그다드에 와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아랍전통의 선율에 빠져 들었다가도 스캣으로 이어지는 파트에서는 무아지경으로 접어들게 한다. 일반적인 재즈에서 나오는 스캣이 아닌 훨씬 동양적인 느낌의 스캣이 펼쳐지는데 연주되는 스케일의 음정이나 보컬기법이 무척이나 신선하다.
내가 나윤선이라는 재즈 보컬리스트를 알게 된 것은 우연히 본 tv광고에서였다. 한국에는 없는 보컬스타일로 부르는 것이 신선했는데 자칫 잘못하면 루즈해지고 밋밋할 수 있는 노래를 본인만의 색깔로 유니크하게 표현하는 방식이 꽤나 흥미로웠다. 아마도 그 간 내가 배우고 봐왔던 미국식 보컬테크닉과는 전혀 다른 양식이었기에 더 끌렸던 것 같다. 그러다가 미국식이 아닌 유럽식 재즈를 배워보는 건 어떨까 하는 호기심이 생겼고 프랑스음악에 대한 자료를 검색하다 순식간에 프랑스 파리로 유학을 결정해 버렸다.
나윤선이 음악을 공부한 나라, 프랑스
인종차별과 무시를 이겨내고 그 험난한 땅 위에서 당당히 현지 아티스트 사이에 유명한 재즈가수로 우뚝 선 그녀의 위풍당당함이 느껴져 가슴이 울렁거렸다. 프랑스가 얼마나 나윤선을 사랑하느냐면 그녀를 수식하는 표현으로 ‘우리의 아티스트’라고 쓸 정도로 그녀를 매우 자랑스러워한다. 제2의 나윤선이 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렇다고 제1의 송루디아가 될 자신도 없었다. 그저 낯선 곳에서 땅을 걷다 보면 길이 되고 살다 보면 삶이 되는 자연스러운 이치를 쫓아가보고 싶을 뿐이었다. 그렇게 큰 야망 없이 마주하는 프랑스에서의 내 인생은 어떻게 될지 궁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