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이사해야 할까? 고민하던 중,
그곳은 바로,
키요스미 시라카와라는 동네였다.
키요스미 시라카와는 도쿄 23 구인 고토구 안에 있는 동네로
지하철 한조몬선과 오에도 선에서 내릴 수 있는 역이다.
이름의 정확한 뜻은 찾아보지 않았지만 뭔가 발음이 고풍스럽게 느껴져 나는 썩 마음에 들었다.
사실 이 동네는 예산에 딱 맞는 저렴한 동네는 아니다.
우연히 한 집이 예산에 맞았을 뿐...
역에서 5분 거리인 이 매물이 저렴한 이유는,
그 5층 건물인데 엘리베이터가 없어 월세를 저렴하게 받는다고 했다.
(우리는 입주하게 되면 4층이었다)
부동산 사이트를 아무리 뒤져도 그 한집 이외에는 원하는 예산의 매물이 전혀 검색되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2 LDK정도면 평균 월세가 20만 엔 정도.
2000년에 역이 처음 생긴 이 거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인구와 인기가 많아지고 있는 동네라고 한다.
도심지로 가는 액세스도 좋을뿐더러 미술관과 박물관,
그리고 커다란 공원과 정원이 있고 조용해 자녀를 양육하기 좋아
오래 살기 좋은, 오래 살고 싶은 동네로 부상 중이라고 한다.
문화와 역사의 향기가 짙은 이 동네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2015년 에 오픈했다고 하는데 이 동네를 선택한 이유는
조용해서 느긋하게 지낼 수 있는 공간, 아직 주변에 높은 빌딩이 없고 길이 넓은 점이라고 한다.
카페가 많은 이유는,
강이 근처라 로스팅 기계 배연 닥트를 강 쪽으로 향하게 해 인근에 폐를 끼치지 않고
창고를 개조한 건물들은 높은 천장 때문에 냄새가 크게 새여 나가지 않아
자연스레 카페 거리가 형성되었다고 한다.
내가 좋아하는 카페도 많고 조용하고 월세도 나쁘지 않았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것에 좀 힘들겠다 싶었지만,
"돈 주고 운동도 하는데 공짜로 매일 운동하는 거지 뭐" 라며 스스로를 설득했다.
그리고 처음에 말했듯이 얼마나 고풍스러운 이름인가...
키요스미 시라카와...
첫 번째로 이 동네의 매력인 카페, 박물관, 미술관 사실 생활하면서 는 크게 마음에 와닿지 않는다는 점.
"가끔 놀러 오는 건 좋지만 과연 매일 살면서 그렇게 방문할 일이 있을까?"라고 했다.
두 번째는 편의 시설이 너무 없다는 점
실제로 동네에 큰 마트 하나가 없긴 했다.
그리고 그 흔한 맥도널드나 규동 집 같은 체인점이 전혀 없다는 것.
(그게 좋은 거지!라고 나는 반박했으나...)
경제적인 이유로라도 웬만해서는 집에서 식사를 해결하려고 노력은 하지만,
둘 다 요리에 크게 흥미가 없고 직장인이다 보니 너무 피곤할 때는
주저 없이 패스트푸드 점이라도 달려가기에
너무 아무것도 없는 이 동네에서 과연 우리가 버틸 수 있을까?라는 것이었다.
마지막은 집에 관한 부분...
엘리베이터 없이 4층까지 오르락내리락하는 건 그렇다 치고
1층에 집주인님이 살고 있어 신경 쓰인다는 것이었다.
둘이 사는 집을 나만 좋다고 강행할 수는 없으니,
오랜 대화 끝에 첫눈에 반한 이 동네는
나의 짙은 아쉬움과 함께 후보지에서 탈락하게 되었다...
이렇게 또 다른 새로운 동네를 찾아 여정은 계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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